CIA 분석가가 알려주는 가짜 뉴스의 모든 것
신디 L. 오티스 지음|박중서 옮김|원더박스|416쪽|2만3000원
파라오 람세스 2세는 용맹한 자신의 모습을 이집트 전역의 신전에 부조로 새기면서 전공(戰功)을 부풀렸다. 퓰리처상을 제정한 조셉 퓰리처는 꾸며낸 기사로 부수를 올리던 황색 신문 경영자였다. 가짜 뉴스의 뿌리는 생각보다 깊다.
인터넷 시대에는 누구도 가짜 뉴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누구나 익명의 가짜 뉴스 생산자가 될 수 있고, 무심코 ‘공유하기’를 누르는 순간 누구나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유포에 가담할 수 있다.
가짜 뉴스를 없앨 수 없다면 남은 길은 하나. 속지 않는 것이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정보 분석가인 저자는 가짜 뉴스의 역사를 살펴보는 데 그치지 않고 뉴스 보는 안목을 길러주는 연습문제를 제시한다. 실제로 유포됐던 가짜 기사나 가짜 트위터 계정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을 찾는 연습이다. 자신이 가진 편향의 목록을 작성하는 서술식 문제도 있다. 성별, 종교, 정치 성향은 물론 ‘수학에 약함’ 같은 성향도 편향이 된다. 잘 모르는 이야기에는 더 쉽게 설득당하기 때문이다.
난무하는 거짓 속에서 진실을 추구하는 일이 부질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저자는 “그것이야말로 가짜 뉴스 유포자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포기하는 것은 가장 손쉬우면서 가장 위험한 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