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기 아이에 대해 좀 더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어요.”
신간 ‘4~7세 조절하는 뇌 흔들리고 회복하는 뇌’(코리아닷컴)를 쓴 김붕년(56) 서울대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요즘 건강한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오시는 부모님이 많다”고 우려했다. “아이가 활발하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기다리는 성향을 보이면 불안장애를, 표현을 잘 못하면 강박·우울 등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지나치게 걱정하고 이를 고치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배경에 “자폐 스펙트럼 등 정신 질환에 대한 정보가 많아진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아이들이 타고난 저마다의 기질이 생생하게 드러나는 것이 4세부터다. 그 기질은 ‘무지개’ 처럼 다양하다. “요즘은 부모의 마음속에 ‘건강한 아이’ 이미지가 이미 정해져 있고, 아이가 이와 다르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이 시기에는 아이들의 기질을 그대로 존중하고, 통제하기보단 뛰어놀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이 건강한 뇌 발달을 위해 필요합니다.” 그는 훌륭한 부모의 역할을 ‘호밀밭의 파수꾼’에 빗대며, “마음껏 뛰놀게 하되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면 된다”고 했다.
책에는 ‘예비 사춘기’로도 불리는 4~7세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행동과 태도, 감정을 잘 조절하는 아이로 기를 수 있는지 조언을 담았다. 4~7세의 이런 발달이 평생 자산이 된다. “저도 두 아이가 어렸을 때 노심초사하던 아빠였어요. 지금 아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좀 더 아이의 인생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기다려주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