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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에 빠진 뇌

제프리 슈워츠 지음 | 이은진 옮김 | RHK | 416쪽 | 2만5000원

영화 ‘아이언맨’의 모티브가 된 억만장자 하워드 휴스는 중증 강박 장애를 앓았다. 세균이 옮을까 봐 간염으로 죽은 친구의 장례식에 화환도 보내지 않았고, 말년에는 햇빛을 통해 세균이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암막 커튼을 쳐두고 호텔에 갇혀 지냈다.

미국 UCLA 정신의학과 교수인 저자는 강박 장애를 뇌의 생화학적 불균형 탓이라 진단하며, ‘브레인 록(Brain Lock)’이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했다. 뇌의 주요 신호 처리 센터가 고장 나 계속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는 상황을 말한다. 그가 고안한 4단계 치료법은 “강박은 뇌가 보낸 잘못된 메시지일 뿐”이라고 알아차리는 것에서 시작된다.

강박 장애가 없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하다. 저자는 게으른 뇌야말로 “악마가 계략을 꾸미는 작업장”이 되기 때문에, 바쁘게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해야 할 일이 있어야 충동을 뿌리칠 의욕도 생긴다는 것.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괴로운 생각을 떨치고 싶을 때도 이 치료법을 적용해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