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와 시대 일본 탐험

이하원 지음 | 박영사 | 314쪽 | 1만9000원

한국인 부친과 일본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정치인이 “한국인과 일본인은 얼굴이 닮아서 서로 상대가 자신과 같은 감각을 갖고 있으리라 믿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란 말을 했다. 저자는 이 말을 듣고 “한·일이 진심으로 화해한다면 이상적인 이웃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2018년부터 3년 동안 신문사 도쿄 특파원을 지낸 저자는 기사의 홍수 속에서 어깨 통증까지 앓으며 ‘종군기자가 된 심정’으로 살았다. 수교 이후 최악의 한일 관계, 아베 총리 경질, 하계 올림픽 사상 최초 연기, 700명이 코로나에 감염된 크루즈선 사태, 전 닛산 회장의 도쿄 탈출이 줄줄이 일어났다. 그 속에서 후쿠시마 제1 발전소와 최남단 오키나와, 최북단 홋카이도를 뛰어다니며 초기 ‘레이와 시대’의 모습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책은 여전히 팩스를 쓰는 아날로그 사회이자 낡은 인프라의 약점을 드러내면서도, 계속 노벨상 수상자를 내고 관광 대국으로 재도약하는 일본의 다채로운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