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식 살리겠단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새 자식을 낳았네요.”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김영사)을 낸 이태형(59)씨가 말했다. 1989년 출간돼 30만부 팔리며 별자리 지침서로 자리매김했으나, 절판됐던 책. 각 계절의 주요 별자리를 이야기 형식으로 소개하고, 그동안 달라진 별자리 정보와 사진, 일러스트 등을 추가했다. 책 마지막엔 한 장짜리 별자리 지도까지. 작가는 “밤은 무섭지만, 별을 알면 어딜 가든 홈그라운드가 된다. 별자리를 기억하고 찾기 쉽도록 다시 썼다”고 했다.

책은 그의 인생을 바꿨다. 서울대 화학과 졸업 후 도시계획 전공 석사과정을 밟던 도중, 동아리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썼다. 책 성공 이후 우주과학과 박사과정을 수료, 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 겸임교수 등을 지냈다. “처음 쓸 땐 부족한 게 많았어요. 이젠 별에 더 쉽게 접근하도록 만드는 노하우가 쌓였습니다.” 그간 천문대 등 별자리와 시민을 연결하는 기획에 참여했고, 현재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관장이다. “별자리가 무수히 많다는 생각 때문에 어렵다고 여기는 분이 많은데, 우리 눈에 보이는 건 100개 정도입니다. 그걸 위주로 책에 썼어요.”

그는 “별자리가 단순히 입시 정보나 과학 지식으로만 여겨져서 안타깝다. 전국에 천문대 수가 많아졌으나, 왜 별을 보아야 하는지 설명이 부족하다”고 했다. “사람을 만든 재료는 별에서 왔어요. 어릴 때 별을 보는 마음도 모두 비슷할 겁니다. 별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