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한

“고양이가 이렇게 귀엽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이야기장수)를 낸 이용한(54)씨의 말이다. 시인으로 등단했지만, ‘고양이 작가’로 불리는 그다. 10권 가까이 고양이 관련 책을 냈다. 시작은 2007년. “고양이에게 무관심했는데, 아내가 집 앞에 나와보라고 하더군요. 고양이 어미가 새끼 다섯 마리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어요. 그 모습이 이상하게 계속 생각났습니다.” 이후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고양이를 여럿 기르는 집에 사료를 후원해 왔다. 길고양이를 많게는 21마리까지 처갓집 마당에서 길렀다. “한 번에 60마리 넘는 고양이 밥값을 충당해야 했어요. 60%는 후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이번 책은 16년 동안 만난 고양이 중 1년 이상 인연을 맺은 고양이 40마리의 성장 과정을 담았다. 꽃을 귀에 꽂았거나, 손으로 하트를 그리는 등 눈을 즐겁게 하는 고양이 사진이 많다. 처음부터 계획됐던 책은 아니다. “처음 고양이를 만나면 성묘가 될 수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5개월이 지나면 독립해 떠나고, 생존율도 30% 안팎이기 때문입니다. 우연히 고양이 사진을 정리하다, 어린 시절과 컸을 때 비슷한 구도에서 찍은 것들을 발견했어요.” 작가는 길고양이를 돌보는 일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고양이 싫어했는데 좋아하게 됐다’는 독자 편지를 받은 적 있어요. 책이 모두의 인식을 바꿀 순 없지만, 고양이에게 위안을 받는 사람이 있다는 걸 소수라도 알게 되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