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들의 비밀

조이 챈스 지음|김익성 옮김|비즈니스북스|352쪽|1만7800원

승자의 언어

세스 프리먼 지음|우진하 옮김|리더스북|404쪽|1만9800원

저마다 새로운 소망을 품게 되는 시기다. 운동이나 금연처럼 개인적인 것들은 물론, 경쟁과 협업을 통해 성과를 내고 가족·친구들과 원만하게 지내는 일도 새해 목표에 단골로 등장한다. 많은 경우 성취는 관계 안에서 이루어진다.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실마리가 될 신간 두 권이 새해를 앞두고 나란히 나왔다. 각각 미국 명문대의 인기 강좌를 바탕으로 했다. 책에 따르면 주변에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 설득력 있는 협상가가 되는 과정은 외국어 학습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의식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차츰 몸에 배게 된다. 기본 문법서처럼 핵심적 원리를 알려주는 두 책이다.

◇설득력은 외국어처럼 학습하는 것

‘결국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들의 비밀’(비즈니스북스)은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인 저자가 진행하는 ‘영향력 및 설득 숙련 과정’ 강의의 핵심을 담았다. 인간 두뇌의 본능적 측면을 ‘악어 뇌’, 합리적 측면을 ‘판사 뇌’라는 키워드로 구분하고 의사 결정은 대부분 악어 뇌의 지배를 받는다고 전제한다. 악어 뇌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대인 관계의 시사점을 얻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예컨대 남에게 ‘아니요’라고 말하기가 거북한 것은 “악어 뇌의 반응이 대개 순응이라는 가장 쉬운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는 2018년 11월을 ‘아니요 챌린지’ 실험으로 보냈다. 온갖 요청과 제안에 모두 노(No)라고 답한 한 달을 ‘NOvember’라고 불렀다. 그래도 아무 문제 없었다. 오히려 삶을 스스로 통제한다는 느낌을 얻고 타인의 거절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대안을 제시하면 상사에게도 ‘아니요’라고 할 수 있다. ‘아니요’가 우리의 출발점이다.”

대인 관계는 상대가 잃는 만큼 내가 얻는 제로섬이 아니다. 목표를 이루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양보와 협력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펩시 CEO였던 존 스컬리가 애플 CEO로 옮긴 과정도 악어 뇌와 관련이 있다. 스티브 잡스의 영입 제의를 계속 거절하던 스컬리는 “평생 설탕물이나 팔 거냐”는 잡스의 말을 들은 뒤로 자기 일을 ‘설탕물 팔이’ 말고 다르게 보기 어려워졌다. 잡스의 강력한 프레이밍(규정하기)이 악어 뇌에 들러붙었기 때문이다. 간단명료한 프레이밍도 영향력의 핵심적 원천이다.

단호한 거절을 상대가 무시한다면 나를 조종하려는 신호일 수 있으니 경계하라거나, ‘죄송한데…’ 처럼 스스로를 낮추는 말을 쓰지 말라는 등의 조언이 이어진다.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대인 관계는 제로섬일 수 없다. “한쪽이 얻는 만큼 다른 쪽이 잃고, 한쪽이 이기면 다른 쪽은 진다는 생각을 극복해야 한다.”

◇”협상은 상대와 춤추며 싸우기”

‘승자의 언어’(리더스북)는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인 저자가 강의해 온 협상 전략을 바탕으로 했다. 실제 협상 테이블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 지침을 담았다. 입장이 아닌 이해관계(Interests)로 논점을 파악하라고 조언한다. 높은 연봉을 요구하는 구직자와 그만큼은 못 준다는 회사가 각자 액수만 내세우면 평행선을 벗어나지 못한다. ‘가족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려면 높은 연봉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관점을 바꾸면 연봉을 낮추는 대신 육아·학비를 지원하는 대안(option)이 돌파구가 된다. 업계 평균 연봉 수준 같은 사실관계(facts)도 중요하다. 이해관계, 사실관계, 대안을 파악하는 것이 협상의 출발점이다.

협상의 주제와 우선순위, 절충안을 한 장의 표로 요약하라고 조언한다. 복잡한 협상이나 권한을 위임받은 협상에서 결정 가능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다수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할 경우에는 본격적 논의 전에 1분간 ‘규칙’을 제안하면 도움이 된다. 서로 존중하기, 회의에만 집중하기처럼 간단한 규칙만으로도 감정을 가라앉히고 생산적 논의를 유도할 수 있다.

상대의 모든 것을 빼앗고 내가 다 갖는 협상은 성공적이지 않다고 강조한다는 점에서 앞의 책과 일맥상통한다. 당장 이익을 조금 더 얻어도 평판에 금이 가면 반드시 손해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상생을 위해 최상의 목표에서 5%만 물러서라고 강조한다. 물건을 팔 때는 기대 가능한 최고 가격보다 5% 낮은 금액을, 살 때는 최저 가격보다 5% 높은 금액을 잠재적 목표로 설정하면 ‘윈윈’이 가능하다는 논지다. “협상은 상대와 춤추는 동시에 싸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