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컬렉터

코로나19로 일상이 봉쇄됐던 시기, 지상파 아나운서이자 미술 애호가인 저자는 친구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서로 가진 아름다운 것들을 공유하자.” 국내외 현대미술 컬렉터 21명이 화답했다. 아름다움에 대해 전화와 이메일로 나눈 이야기들을 400점이 넘는 작품 이미지와 함께 엮었다. 각자의 컬렉팅 철학부터 현대 미술의 최전선에 선 예술가들의 활약상에 이르는 이야기가 생생하다. 김지은 지음, 아트북스, 4만원

한국형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주간지 기자와 기업의 홍보 임원을 거친 저자가 언론과 소통하는 노하우를 제시했다. 소통의 출발점은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다. 가령 직함 뒤에 ‘님’을 붙이지 않는 언론계의 관행을 모르면, 언론인이 아닌 사람은 자기 조직이 무시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홍보 담당자나 미디어에 노출되는 유명인을 염두에 둔 책이지만, 언론계와 홍보 업계의 실태 보고서로도 읽을 수 있다. 사무엘 소 지음, 샘소북스, 1만8000원


맛을 보다

배추는 초록색, 귤은 주황색, 마늘은 흰색 망에 담아 판다. 색소를 쓰지 않아도 신선하고 맛깔스러워 보이도록, 비슷한 색의 그물에 내용물을 담는 ‘색의 마법’이다. 맛은 미각·후각뿐 아니라 시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학에서 색채 관련 강의를 하는 저자가 맛과 색에 숨은 이야기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15세기부터 쓰인 ‘맛보다’라는 표현에서도 드러나듯 맛은 눈으로 보는 것이다. 이상명 지음, 지노, 2만원


건축 스케일의 감

주방 조리대의 이상적 높이는 ‘사용자 키의 절반’ 정도다. 건물과 공간이 편안하게 느껴지려면 이처럼 각종 치수가 사용자의 신체를 바탕으로 설정돼야 한다. 일본의 건축가인 저자들이 팔 길이, 뼘, 보폭을 비롯한 신체를 잣대로 쾌적한 공간을 설계하는 법을 설명했다. 건축 관련 분야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생활 공간을 안락하게 꾸미고 싶은 독자라면 참고할 만한 정보가 풍부하다. 나카야마 시게노부 외 지음, 더숲, 1만6800원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

21세기의 ICT 혁명 전까지 미국과 유럽의 경제 규모는 대등했다. 지금은 미국 아홉 주의 GDP가 유럽 주요 다섯 나라를 넘어설 만큼 차이가 난다. 미국과 유럽에서 거주하고 취재했던 일간지 경제 기자들이 다른 길을 걷는 두 대륙을 심층 해부하며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미국과 유럽을 그저 선진국으로 뭉뚱그리는 것은 정확한 현실 인식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손진석·홍준기 지음, 플랜비디자인, 1만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