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영

“한국은 그동안 소주, 맥주, 막걸리를 편애했어요. 그 친구인 위스키에도 사랑을 주길 바랍니다.”

‘일본 위스키, 100년의 여행’(싱긋)을 낸 김대영(39)씨가 말했다. 위스키에 푹 빠진 것은 8년 전 일본 후쿠오카에 3개월 머무를 때다. 그는 “NHK 서울지국 기자직을 관둔 이후 정규직 취업에 계속 실패해 무작정 일본으로 향했다”며 “여러 사람들과 매일 위스키를 마시며 ‘위스키는 알수록 더 맛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위스키’가 스코틀랜드 게일어로 ‘생명의 물’이란 뜻이듯, 그에게도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책은 일본의 첫 위스키 증류소가 세워진 1923년부터 지난 100년의 역사를 되짚으며, 인기 비결 등을 분석한다. 일본 전역 증류소 22곳을 돌며 취재한 내용과 여행 정보를 담았다. “일본에서 위스키를 만드는 분들의 열정이 인상적이었어요. 가까운 한국에서도 벤치마킹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술도 음식처럼 문화의 하나인데, 한국에선 문화로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며 “독자들이 일본 위스키를 마시며 술의 다양성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했다.

일본 위스키 열풍에 대한 우려도 담았다. “일본에서 만든 게 아닌데, 라벨을 일본풍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있어요. 가짜를 구분하는 안목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특정 브랜드의 일본 위스키를 구하기 어렵다 해서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도 했다. “어느 나라든 위스키의 역사엔 흥망성쇠가 있어요. 길게 보고, 천천히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