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생활규제 개혁 분야 민생토론회 사후브리핑에서 도서정가제 개선방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2/뉴스1

웹툰·웹소설 등 전자출판물이 앞으로 도서정가제에서 제외된다. 또 현행 15%로 제한된 도서 가격 할인 한도를 동네 서점에는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무조정실은 22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도서정가제는 판매 목적 간행물에 정가를 표시, 소비자에게 정가대로 판매하는 제도다. 최소 제작 비용을 보전해 창작자와 출판사의 의욕을 고취하고 서점 간 과도한 할인 경쟁을 방지해 출판 생태계를 안정화하는 취지로 2003년 도입됐다. 2014년부터 제도의 타당성을 3년마다 검토하고 있다.

전자출판물에 해당하는 웹 콘텐츠도 현재 도서정가제의 적용을 받고 있지만, 일반 도서와 산업구조 등에서 다른 특성을 보이므로 도서정가제를 획일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는 “신산업인 웹툰·웹소설 성장을 위해 자유로운 할인 프로모션을 허용하고, 웹콘텐츠 소비자들의 혜택을 늘리기 위해 규제를 혁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서정가제에 따른 현재 도서 할인율은 최대 15%이지만 영세 서점에 한해 할인 폭을 유연화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정부는 “도서정가제가 출판 생태계를 보호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만큼 제도의 큰 틀을 유지하겠지만, 최근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 독서율 하락 등 때문에 서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서점의 활성화와 독자들의 혜택을 늘리기 위한 할인율 유연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판계는 “정부의 취지는 이해하나 도서정가제의 기본이 흔들릴 수 있다”며 우려했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웹콘텐츠를 도서정가제에서 제외해 할인율을 높이도록 허용하는 건 콘텐츠 플랫폼 홍보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결국 창작자들은 경쟁을 강요받고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영세 서점에 도서정가제 적용 기준을 완화하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1인 출판사 등 작은 출판사들에게 타격을 주게 되는 것”이라면서 “창작자를 보호하고 출판의 종다양성을 지키자는 입장에서 찬성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