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사기꾼들
신조 고 소설|이규원 옮김|북스피어|376쪽|1만6800원
타인의 부동산을 이용해 돈을 가로채는 사기꾼 집단, 이른바 ‘지면사(地面師)’들의 조직적 만행을 폭로하는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고 되는 대로 살아가던 다쿠미 앞에 거물급 지면사 해리슨이 나타난다. 해리슨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다쿠미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를 조직원으로 포섭한다.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된다. 2017년 일본에서 벌어진 세키스이하우스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일본의 어느 사기 조직이 건물주 행세를 하며 대형 건설사를 속여 거액을 챙긴 사건이다.
국내에 소개된 신조 고의 첫 작품. 작가는 사회초년생을 착취하는 부동산 블랙기업을 다룬 데뷔작 ‘협소저택’(2013)으로 일본 스바루문학상을 받았다. 이 밖에도 다단계 판매에 빠져드는 젊은이들을 다룬 ‘뉴 카르마’(2016), 마약을 팔아 연명하는 청년이 주인공인 ‘살라레오’(2018) 등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들춰내길 좋아한다. 특이하게도 주인공은 늘 악당이다.
올여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드라마 ‘도쿄 사기꾼들’을 정주행하기 전 미리 읽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원제는 ‘지면사들(地面師た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