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ylor Swift performs at Groupama Stadium on June 02, 2024 in Lyon, France. /게티이미지코리아

매주 Books 지면을 만들면서 가장 고민하는 것은,

아무래도 ‘균형’입니다.

너무 무겁지는 않은가, 너무 가볍지는 않은가,

특정 주제에 치우치지 않았는가, 특정 출판사 책만 계속 나가지 않는가.

특히 무거움과 가벼움의 균형은 가독성의 측면에서 무척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지난주 Books의 A면 톱 기사는

영국 역사학자 리처드 오버리가 2차대전에 대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책인

‘피와 폐허’입니다.

2차대전의 시발점을 만주사변으로 새로 설정한 책.

좋은 저자가 잘 쓴 의미 있는 책이지라

꼭 소개하고 싶어 학술 담당 유석재 차장께 리뷰를 부탁드렸습니다.

내용이야 흥미롭지만, 한편으로

2차 대전 관련 사진이 늘 그렇듯, 흑백이라 지면 전체에 칙칙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되었습니다.

["2차 대전 시발점은 유럽 포성이 아닌 만주사변"]

그래서 다른 한 쪽 면인 B면 톱 기사는 좀 경쾌하고 화려하게 가게 되었죠.

마침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책이 나왔길래

그 책을 비중 있게 다루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마침 높기도 하고요.

이미지 데이터베이스를 뒤져 최대한 아름답고, 뮤지션 같으면서, 선정적이지 않은 사진을 고르려 애썼는데

어떤가요?

기사는 대중음악 담당인 윤수정 기자가 썼습니다.

[거짓말쟁이 뱀·연쇄열애범… 위기였던 스위프트, 전설이 됐다]

신문 지면의 공간은 한정돼 있고,

사진과 본문. 제목이 어우러져야 하므로

시각적으로 어떻게 아름다운가를 구현하는 것이

지면을 제작할 때 항상 중점을 두는 지점입니다.

온라인으로 기사 하나씩만 읽을 때는 절대 포착할 수 없는,

조화와 균형의 아름다움이, 신문의 지면에 있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많은 독자 여러분이 함께 누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댓글부대' 캡쳐.

얼마 전 읽은 책이 좋아 친구에게 선물하려고

온라인 서점서 검색 제목을 검색했습니다.

“고객님께서 구매하신 상품입니다. 리뷰나 한줄평 작성시 포인트를 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이 뜨더군요.

‘포인트 준다니 한 번 써 볼까’ 생각하다가

최근 한 출판인이 소셜미디어에 쓴 글을 떠올렸습니다.

“공들여 만든 책이 별점 테러를 당해 너무 속상하다.”

음식점이나 병원과 마찬가지로 출판사 역시 온라인 리뷰 및 별점에 민감합니다.

“신간이 나오면 아침마다 제일 먼저 온라인 서점 리뷰를 확인해요.

혹평이 하나라도 달리면 출판사 입장에선 마음이 ‘툭’ 하고 떨어져요.

부정적인 평가가 하나라도 있으면 독자들은 즉각 돌아서거든요.”

한 출판인의 말입니다.

이러다 보니 출판계에선 온라인 서점 구매자 리뷰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출판사가 댓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더라,

어느 작가 책이 나올 때마다 별점 테러하던 이를 추적해 보니

그 작가에게 경쟁심을 느끼는 다른 작가였다더라….

각종 소문이 무성합니다.

막상 독자들은 어떤지 궁금해

책을 살 때 리뷰나 별점을 참고하냐고 주변에 물어보았습니다.

책을 많이, 자주 읽는 사람일수록 책을 고르는 기준이 명확하고, 남의 평가에 무심하더군요.

“난 혹평일수록 그 리뷰는 거르는 편이야.

강의 평가도, 물건 리뷰도 괜히 꼬투리 잡고 싶어하는 사람이 더 목소리가 크더라고.”

“난 질 좋은 리뷰만 보고 별점은 참고 안 해. 테러가 많잖아.”

한 달에 서너 권씩은 책을 사 보는 이들의 말입니다.

옷 많이 입어본 사람이 온라인 쇼핑몰서

치수며 디자인이 자신에게 맞는 옷을 기막히게 골라내는 것처럼,

책도 많이 읽어본 사람이 온라인 서점 정보만 보고도 양서를 잘 가려냅니다.

댓글과 별점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결국 많이 읽는 수밖에 없겠지요.

경험치가 능력입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북클럽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9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