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는 왜 가위처럼 생겼을까
다나카 미유키, 유키 치요코 지음·이효진 옮김|오아시스|328쪽|1만9800원
가위는 왜 엑스(X) 자 형태일까. 정답은 ‘한 손으로도 지레의 원리를 사용해 물체를 쉽게 자르기 위함’이다. 지레의 원리는 힘을 가하는 ‘힘점’, 힘을 받쳐주는 ‘받침점’, 물체에 힘이 작용하는 부위인 ‘작용점’이 모두 갖춰져야만 쓸 수 있다. 가위는 그 중 받침점 역할을 서로 반대 방향으로 두 칼날을 교차시킨 뒤 가운데에 박아넣은 동그란 고정 쇠에 부여한 것이다.
일본의 과학 교과서 집필 위원인 두 저자는 일상 속 흔한 장면들에 각종 과학적 물음표를 들이댄다. 예컨대 매끈한 칼과 톱니바퀴가 있는 칼 중 어떤 것이 둥근 토마토를 잘 자를까? 정답은 ‘톱니바퀴’다. 까끌까끌한 칼날 표면이 물체에 압력을 더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우리가 칼을 가는 것도 본래 칼날이 지녔던 울퉁불퉁한 표면을 되살리기 위함이다.
총 5장에 걸쳐 분석한 과학적 도구의 태반이 숟가락·젓가락 등 부엌용품이다. 덕분에 책장을 덮고 나면 식기를 들 때마다 그 원리를 떠올리며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인류의 과학 발전도 어쩌면 이런 호기심이 모여 시작된 것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