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동유럽

서유럽 중심의 세계관 때문에 우리는 동유럽을 상당 부분 오해한다. 동유럽을 제대로 알아가는 과정은 반쪽짜리 서양사를 채워가는 일이다. 대제국과 강대국 사이에 끼어 주권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쳤던 역사는 한국과 비슷한 면이 있다. 수많은 민족·언어·종교가 혼재된 ‘다양성’의 정체성을 가진 것은 다른 점이다. 저자는 폴란드계 미국인인 비평가 겸 저널리스트 제이콥 미카노프스키. 허승철 옮김, 책과함께, 3만3000원.

중국필패

2018년 국가 주석 임기 제한이 폐지되면서 중국은 사실상 시진핑 1인 독재 체제로 돌입했다. 이런 중국을 이해할 수 있을까? 책은 현대의 문제적 국가 중국을 읽어내는 ‘EAST’ 공식을 소개한다. 시험(examination), 독재(autocracy), 안정(stability), 기술(technology) 등의 키워드로 중국을 살핀다. 저자는 미국 내 중국 전문가인 야성 황 현 MIT 경영대학원 교수. 박누리 옮김, 생각의힘, 3만2000원.

그래도 단독주택

‘마당이 있는 집’ 판타지를 실현한 성공담일까. 아내에게 ‘불편’을 선물한 남편의 사과문일까. 강남 요지의 아파트에 살다가 북한산 기슭 단독주택으로 옮긴 일상 기록. “단독살이는 티백(tea bag)과 같다. 티백을 뜨거운 물에 담그기 전까지 맛을 알 수 없는 것처럼, 단독주택에 살아보지 않고서는 그 맛을 누구도 모른다.” 저자는 시사 프로그램 앵커로 활약한 김동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 샘터, 1만6800원.

미망(전 3권)

1990년 초판이 나왔던 소설가 박완서(1931~2011)의 장편소설 ‘미망’이 새롭게 출간됐다. 미망(未忘)은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음’을 뜻한다. 조선 말부터 한국전쟁 이후 분단에 이르기까지 개성의 한 중인 출신 상인 전처만 집안의 일대기를 다룬다. 박완서의 유일한 역사소설이다. 작가는 생전 “내 작품 중 오십 년이나 백 년 후에도 읽힐 게 있다면 ‘미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고 했다. 민음사, 4만9000원.

꾸준히, 오래, 지치지 않고

“이렇게 일만 하다가 죽는 건가요?” 30년 넘게 정신과 의사로 진료를 본 작가는 이런 질문을 숱하게 받았다. ‘일’은 좋든 싫든 우리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책은 너무 힘을 주지도, 너무 힘을 빼지도 않으면서 일하는 법을 소개한다. 지나치게 열심히 해서 ‘번 아웃’이 오거나, 일이 너무 버거워서 삶이 피폐해지지 않도록 말이다. 나를 지키는 법인 셈. 하지현 지음. 마티스블루, 1만7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