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54)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은 또래 및 후배 작가들은 한강의 이번 수상이 한국어가 보편 언어가 아니라는 장벽을 뛰어넘었다는 사실에 한껏 고무됐다. 소설가 김영하(56)는 노벨 문학상 발표 다음 날인 11일 인스타그램에 “작가 본인에게도 큰 영광이고 또한 한국어로 말하고 쓰는 모든 이에게도 정말 기쁜 소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한국어는 식민지 시대를 거치며 소멸의 위협을 받았던 언어였다”면서 “이런 운명에 처했던 언어로 세계 문학이라는 성좌에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은 해방 이후 끈질기게 우리를 괴롭혀 온 집단적 자존감의 문제였다. 한강씨는 한국 문학이 세계 시민의 언어가 될 수 있고, 이미 되어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같은 시대를 살아온 동료 작가의 한 사람으로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소설가 장류진(38)은 11일 인스타그램에 태극기 이모티콘과 함께 한강의 2000년 한국소설문학상 수상작 ‘아기부처’의 한 페이지를 찍어 올리며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초기작 이미 ‘원어’로 읽은 사람이 되어버림”이라고 썼다. 소설가 백수린(42)은 10일 한강의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과 캔맥주가 함께 놓인 사진을 올리며 “혼자 술 잘 안 마시는데 오늘 안 마실 수 없어서 예전에 이천 가서 사온 맥주 땄다. 갖고 있는 모든 책 꺼내놓고 사진 찍고 싶었지만 ‘여수의 사랑’ 꺼내 놓음. 너무 행복하고 너무 기쁘다!!”고 적었다.
해외에서는 한강이 아시아 여성 작가로서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동질감을 느낀 한국계 여성 작가들의 지지가 두드러졌다. ‘파친코’를 쓴 재미 교포 소설가 이민진(56)은 10일 트위터에 “용기와 상상력, 예리한 지성으로 현대사회를 반영하는 뛰어난 작가 한강에게 축하를 보낸다. 더 많은 독자가 ‘소년이 온다(영어 제목 Human Acts)’를 만나길 바란다”라고 썼다.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을 다룬 에세이 ‘마이너 필링스’로 2022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꼽힌 한국계 작가 캐시 박 홍(48)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한강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한다. 지난 6월 서울에서 채식으로 식사를 함께 한 후의 모습”이라면서 인스타그램에 한강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