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키워드는 아마도 ‘불확실성’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그런 경향이 강해졌죠.
예상치 못했던 일들의 연속이었습니다.
10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11월 도널드 트럼프의 귀환, 12월 계엄과 탄핵….
그래서인지 이번 ‘올해의 책’은
요동치는 세상에서 일상을 유지하도록 단단한 밑바닥을 마련해줄 만한 책들이 많습니다.
전국 동네 서점 운영자 20명, 시장흐름을 꿰고 있는 서점 MD,
누구보다도 책을 많이 읽는 Books 북칼럼 필진,
그리고 출판·문학·학술·어린이책 담당 기자들이 설문에 참여했습니다.
[스마트폰 중독·민주주의 위기… 불안 버티게 한 '올해의 책 10′]
서점인들에게 설문을 돌리면서,
미국 작가 개브리얼 제빈 장편소설 ‘섬에 있는 서점’(문학동네)의 위 구절을 떠올렸습니다.
독서인구는 매년 줄어드는데 왜 어떤 이들은 굳이 서점을 운영하겠다고 고집하는 걸까,
라는 의문에 대한 답도 될 것 같군요.
외딴 섬의 유일한 서점이 문닫을 위기에 처하자,
그 서점을 인수하기로 마음먹은 전직 경찰은 말합니다.
‘신사 숙녀들의 업종’이라는 말이 재미있으면서도 수긍하게 되지 않나요?
올해 Books가 선정한 책들은 이렇습니다.
스마트폰에 잠식당한 10대의 정신 건강을 우려하는 심리학자의 연구서,
미술관 경비원으로 일하며 가족을 잃은 아픔을 극복한 경험을 적은 에세이,
김애란·최진영·백희나 등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들의 신작,
가난이라는 굴레 속에서 굴절되었다 다시 일어선 아이들의 성장 기록….
이 책들이 독자 여러분께 종이의 감촉을 전하고, 풍성한 이야기로 남길 기대합니다.
동네서점 운영자 인터뷰집 ‘서점의 일’(북노마드)에서
속초 동아서점 김영건 대표는 “책과 독자와의 관계를 위해 어떤 제안을 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합니다.
Books 지면이 세상 모든 소란스러움을 뒤로 하고
책과 나, 둘만 남는 경험을 안겨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신문을 만들었습니다.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