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를 다시 본다
2022년 5월 시인 김지하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1주기 추모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김지하의 문학·예술과 미학’이라는 주제로 30여 명이 발표 및 토론을 진행했다. 당시 자료를 1부에 정리하고, 2부에는 다시 읽어야 할 김지하의 글을 ‘생명의 길·개벽의 꿈’이라는 제목 아래 모았다. 염무웅·이부영·유홍준·임진택 엮음, 이애주문화재단·한국작가회의 50주년 기념사업단 기획, 개마서원, 5만4000원.
언젠가 사라질 날들을 위하여
간호사는 생사(生死)의 갈림길에 선 환자와 가장 가까이 있는 직업이다. 셀 수 없이 많은 삶과 죽음이 스쳐 지나간다. 서울대병원에서 38년간 간호사로 근무한 저자는 “우리는 죽음을 삶의 질 향상, 즉 행복한 삶의 영위라는 측면에서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죽음에 대한 사유가 ‘웰다잉(well dying)’을 넘어 ‘웰리빙(well living)’이 될 수 있다는 것. 오은경 현 한국성서대 초빙교수 지음. 흐름출판, 1만9000원.
리무진의 여름
입시에 찌든 한국 고등학생 ‘임우진’이 갑자기 사라진 새엄마의 흔적을 찾아가는 로드 트립(road trip) 형식의 성장소설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AI 로봇 ‘울룰루’와 미국 할머니 ‘베티’, 거리 시인 ‘테일러’ 등 이색적인 동행과 함께하는 여행기다. 소설 ‘스피드’로 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을 받은 권석이 2년 만에 낸 신간. 방송사 예능PD 출신 답게 유쾌함이 듬뿍 담겼다. 앤드, 1만5800원.
주희 평전
남송 시대 철학자이자 교육자이며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희(1130~1200)의 사상을 가장 포괄적으로 다룬 대표적인 책으로 꼽힌다. 이기(理氣)를 핵심 범주로 경제·정치·철학·자연과학·미학·윤리학·역사관 등 사상을 체계적으로 서술한다. 중국뿐 아니라 당시 조선과 일본의 사상사에서 차지하는 주희 성리학의 위치도 살핀다. 저자 장리원은 저장성 윈저우 출신의 철학사가다. 현 중국인민대 명예교수. 장세후 옮김, 연암서가, 4만5000원.
남류문학론
‘남류문학(男流文學)’이란 ‘여류문학’이라는 낡은 명명에 맞서는 이름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미시마 유키오, 다니자키 준이치로 등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남성 작가를 ‘페미니즘 비평’이라는 틀로 바라본다. 1997년 일본 출간 당시 화제작. 단순한 도발 이상의 ‘전복적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 심리학자 오구라 지카고, 시인·소설가·문학평론가 도미오카 다에코 지음. 최고은 옮김. 버터북스, 2만4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