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영방송 ‘TBS 교통방송’이 사전 선거운동 논란에 휩싸였다. 김어준, 주진우, 김규리 등 친여권 방송인들이 TBS 유튜브 채널을 홍보한다면서 “1합시다”라고 외치는 영상을 지난 11월 찍었는데,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TBS 교통방송 1합시다 캠페인/TBS

TBS는 지난 11월 16일 자체 유튜브 채널에 “TBS유튜브100만구독캠페인 #1합시다”라는 동영상을 올렸다. 30초짜리 영상에서는 김어준, 주진우, 김규리 등이 등장해 “1(일)해야돼 이제” “1(일)은 끝이 없어요” “저야 1(일)하죠”라고 말했다.

조회수가 8000정도였던 이 영상은 지난 3일과 4일 소셜미디어 등에서 화제가 되면서 뒤늦게 ‘사전선거운동’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1합시다’라는 캐치 프레이즈가 민주당의 1번 기호를 연상케한다며 ‘사전 선거 운동’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파란색인 '#1합시다'/TBS 교통방송 유튜브 캡처

TBS는 관계자는 “‘TBS가 일(work)할 수 있게 여러분이 +1(구독자 1명 증가)해주세요'라는 취지였다”며 “유튜브 채널 구독자 100만명 달성을 위해 동음이의어인 일(work)과 숫자 ‘1′을 활용한 캠페인이었다”고 했다.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은 해당 영상 제목 ‘TBS유튜브100만구독캠페인 #1합시다‘에서 ‘#1합시다' 부분이 파란색인 것이 더불어민주당 색(色)과 같다는 지적도 했다. 다만 TBS 관계자는 “유튜브 제목에서 하이퍼링크가 활성화되면 자동적으로 파란색으로 글씨가 바뀐다”며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해당 글씨 색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해당 캠페인 영상은 지난해 11월 한달간 총 4편까지 공개됐고, 1편 MC편에서는 김어준, 김규리, 배칠수, 박희진, 최일구, 이은미, 주진우, 정준희, 테이 등 TBS의 MC들이 나왔다. 또 다른 영상에선 역사적 인물인 에디슨·프랭클린·링컨·테스형(소크라테스) 등의 사진이 등장해 그의 어록과 함께 “TBS가 일할 수 있게 당신이 1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TBS는 명시했던 캠페인 기간이 지난지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라디오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1합시다’ 홍보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TBS #1합시다 캠페인/TBS 홈페이지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는 4일 “TBS의 ‘사전 선거 운동’ 의혹 글을 접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는 글을 올리고 선관위 접수 문자를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 11월 16일과 19일 TBS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으로 ’100만 구독자 캠페인'의 목적으로 제작되긴 했지만, 특정 정당의 기호를 강조하면서 일할 사람을 투표하라는 메시지를 전해 주는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해당 광고를 TV 방송 중강중간에 송출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일정 부분 각인시키는 효과를 낳게 했다”며 “이는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으로서 심히 부적절한 처사이기에 결코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일 TBS 교통방송 사전선거운동 의혹을 지적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온라인 커뮤니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