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코가 뭐지?’

지난달부터 방영 중인 드라마 ‘빈센조’(tvN)에서는 끝부분에 공개하는 제작 지원사 목록에 ‘KOPIKO’가 있다. 국내에는 진출하지 않아 다소 생소하지만, 커피사탕으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식음료 업체다. K드라마를 통해 자국과 동남아 지역 시청자를 대상으로 홍보에 나선 것이다. 넷플릭스 등 OTT를 통해 K드라마가 세계시장에 직접 공개되면서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중국 기업과 동남아 시장 기업들이 자국 소비자를 타깃으로 우리 드라마에 PPL을 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tvN '빈센조'에 인도네시아 식음료회사 코피코( KOPIKO)가 제작지원을 했다. 이 회사는 자국 시청자를 타깃으로 한국 드라마에 PPL을 하고 있다.
드라마‘빈센조’주인공 송중기 옆으로 제작 지원을 한 인도네시아 회사‘코피코’로고가 떠 있다. /tvN

지난달 종영한 ‘여신강림’(tvN)에서는 중국 쯔하이궈(自嗨锅)의 즉석 컵라면이 등장했다. 역시 국내에 정식으로 진출하지 않은 제품으로 자국 소비자를 노렸다. 중국 온라인 상거래 업체 징둥(京東)도 ‘빈센조’ ‘여신강림’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에 제작 지원을 했다. 이 회사는 중국 본토·대만·홍콩·인도네시아·태국 등지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PPL이 추가적인 화제성을 일으키는 것도 매력 포인트다. 빈센조에서 코피코 커피사탕 PPL은 아직 방영 전이지만, 인도네시아 연예매체 등은 “코피코 커피사탕이 ‘빈센조’에 나온다”며 기사를 내고 있다. 한류 스타 송중기 얼굴과 함께다. 언론 보도가 이뤄지면서 추가적인 제품 홍보 효과도 생기는 것이다. 아메리카노는 ‘구정물’이라며 에스프레소만 마시는 이탈리아 마피아 빈센조(송중기)가 극 중에서 커피사탕을 접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스튜디오드래곤 tvN 드라마 '여신강림'에서 국내 미출시된 중국 컵라면을 PPL하고 있다.

‘빈센조’를 제작하는 스튜디오 드래곤 관계자는 “K드라마가 OTT를 통해 방영되면서 국내 진출하지 않은 외국 기업의 PPL이 늘어났다”고 했다. 지난해 ‘부부의 세계’(JTBC)에서 김희애의 핸드백과 구두를 협찬했던 프랑스 브랜드 ‘로저 비비에(Roger Vivier)’는 드라마 방영 이후 발표한 매출 실적에서 “아시아 지역의 매출이 전 세계 매출의 60~70%를 차지했다”고 했다. 국내 대표적인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우리 스튜디오의 경우 드라마 제작 지원비 중 다국적 회사의 비율이 2018년 11%에서 2020년 17%로 상승하는 추세”라고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해당 기업들이 아시아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교두보로 한국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