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오진혁이 시상식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당시 오진혁은 2, 3위 선수들에게 ‘셀카’ 촬영을 제안해 화제를 모았었다.
오진혁은 18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시상대에 서기 전부터) 셀카를 찍으려고 마음먹고 올라갔다”며 “양궁 선수로서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인 것 같아 시상대에 같이 올라간 선수들의 모습을 간직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이 흔쾌히 응해줘서 함께 사진을 찍게 됐는데, 대만 선수 중 한 명이 런던올림픽에서 활약한 저를 보면서 활을 쏘기 시작했다더라”며 “저한테 ‘이 자리에 있어 줘서 너무 고맙다’고 해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열심히 했지만 김우진, 김제덕이 워낙 잘해줬기에 그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팅’ 포효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 막내 김제덕과의 일화도 전했다. 오진혁은 인도와 겨룬 8강전을 떠올리며 “아직 쏘지도 않았는데 김제덕이 ‘오진혁 텐’을 외치더라”고 웃었다. 이어 “과묵한 분위기의 양궁장에 김제덕 같은 선수가 나타나 적잖이 당황은 했지만 긴장을 풀어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김우진 역시 “김제덕이 변성기가 안 와서 그런지 맑고 청량하게 고음이 쫙 올라간다. 익숙해지니 괜찮더라”며 후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김제덕의 ‘파이팅’이 비매너 행동이라는 일부 오해에 대해서는 “양궁은 그렇지 않다. 저희 경기할 때만 하기 때문에 매너를 지킨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 양궁 남자 대표팀은 지난달 26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단체 결승전에서 대만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진행된 시상식에서 오진혁은 은메달을 딴 대만 선수들과 동메달을 딴 일본 선수들을 시상대 맨 위로 불러 셀카를 찍었다.
이들의 다정한 모습이 중계화면에 그대로 담기며 각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올림픽 사진” “훈훈하다” “진짜 스포츠 정신”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아시아양궁연맹은 해당 사진을 공식 페이스북에 올리며 “팀 아시아, 아시아의 힘”이라는 글을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