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미션 어시스트계급./엠넷 제공

백댄서가 가수를 이겼다. 지난 9일 공개된 이하이의 신곡 ‘빨간 립스틱’ 유튜브 영상 조회수(43만)보다 이하이 옆에서 춤을 춘 댄서 모니카의 ‘직캠’ 영상 조회수(52만)가 더 높게 나온 것이다. 배경 정도로 여겨졌던 백댄서(백업댄서)가 조명받고 있다. 최근 온라인 화제성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를 한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가 10~30대 여성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다.

지난달 24일 첫 방송된 스우파는 8개 댄스 팀 총 47명의 댄서가 춤 대결을 벌여 최고의 춤꾼을 선발하는 서바이벌 경연 형식이다. 브레이킹, 힙합, 라틴 등 여러 장르의 춤으로 대결을 펼친다.

기존 서바이벌 형식 오디션과 다른 것은 이들의 실력이다. 아마추어 원석을 찾는 것이 아닌, 프로 중의 프로가 진검승부를 벌인다는 것. “정말 주먹만 안 나갔지 싸웠어”(심사위원 보아)라는 평처럼 대결마다 긴장감이 폭발한다. 댄스 경력 22년이 넘는 허니제이, 10년 이상인 모니카, 한국 최고 브레이킹 댄서로 꼽히는 예리 등이 눈호강을 시킨다. 시청자들은 “우리나라에 이렇게 춤 잘 추는 사람이 많고 이렇게 춤 장르가 많은 줄 몰랐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스우파에 대해 “직업적으로 뒤에 묻혀 있었지만 실력은 출중한 댄서들을 앞으로 끌어내서 경쟁을 시켰다”며 “비주류였던 댄서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며 치열하게 싸우면서도 결과에 승복하고 상호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젊은 층이 열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청자 김보라(32)씨는 “과거 ‘센 언니’ ‘걸크러시’로 인기몰이를 했던 ‘언프리티 랩스타’가 랩 실력보다는 출연진의 감정싸움 등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스우파는 춤 대결에 집중해 더 몰입된다”고 했다.

출연 댄서들은 트위터·인스타·카카오톡 등 여러 소셜미디어를 통해 팬들과 직접 소통하며 계속해서 화제를 일으키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모니카는 지난 12일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팬들을 향해 “모두가 댄서라는 직업에 무관심해지고 공연도 없어지고 동생들이 하나씩 주변에서 춤을 그만두려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지금 상황이 감사하고 기쁘다”라고 말해 호평받았다. 엠넷도 출연자 미방영 영상, 1인 카메라 고정 촬영 영상 등을 올리면서 팬 확보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