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유리공 역할로 출연한 배우 이상희(56)씨가 과거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한 사연이 알려졌다. 이씨 아들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점에 대한 방송이었다.
지난 27일 이씨는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출연했다. 그는 사망한 아들이 ‘오징어 게임’ 속 자신의 연기를 봤다면 “술 한잔 하자고 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때는 환청처럼 아들의 목소리가 들린다”며 “(아들은) 하늘에서 잘 놀고 있을 것 같다. 요즘은 엄마 꿈에도 안 나온다”고 했다.
이씨의 큰 아들 이모(당시 19세)군은 2010년 사망했다. 당시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 고등학교에 다니던 이군은 학교 운동장에서 두 살 어린 한국인 A군에게 맞아 쓰러졌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판정을 받았고 며칠 뒤 숨을 거뒀다. 미국 경찰은 2011년 A씨의 정당방위를 인정해 기소하지 않았다.
3년 뒤 유족은 한국으로 돌아온 A씨에 대해 재수사를 요청했다. 매장했던 이군 시신을 꺼내 다시 부검을 진행하기도 했다. A씨는 결국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 재판부는 A씨가 이군을 때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죽일 의도가 없었다’며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후 2016년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이군 사망 사건이 다뤄졌다. ‘내 아들은 두 번 죽임을 당했다-배우 이상희 아들 LA 사망 미스터리’편이었다. 현지 병원에서는 뇌사 상태인 이군을 놓고 유족에게 신경·뼈 등을 기증하는 ‘인체조직기증’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씨와 이씨 부인은 “증거를 인멸하려는 것”이라며 이를 거부하고 부검을 진행했다.
이 부검기록이 법원 판결을 뒤집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에서 이군을 부검한 담당자가 “(이군은) 머리를 맞아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기록을 남긴 것이다. 이군의 사인도 심장마비에서 지주막하출혈(뇌출혈)로 변경됐다. 2심 재판부는 “폭행과 (피해자 이군의)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며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항소했지만, 2019년 12월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군이 사망한 지 9년 만의 일이었다. 현재 이씨는 어떠한 피해 보상을 하지 않고 있는 A씨를 상대로 민사 재판을 진행 중이다.
이씨는 “(대법원 판결 직후) 아들 묘지에 가서 이야기를 전해줬다”며 “그날 새벽 4시에 잠들었는데 아들이 꿈에 나와 ‘고생하셨다’, ‘엄마랑 아빠랑 둘째랑 행복하게 잘 사시라’고 말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