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소재면 뭐든 먹힌다. 한국 콘텐츠의 흥행이 한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낳고, 그 호기심이 또 다른 흥행을 불러오며 눈덩이처럼 커지는 이른바 ‘스노볼 효과’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넷플릭스

‘K군것질거리’ 달고나에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 ‘오징어게임’에서처럼 달고나를 별이나 하트 같은 모양으로 깨끗하게 오려내는 모습을 찍어 ‘Dalgona Challenge’(달고나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나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것이 세계적인 유행이다. 로이터통신이나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도 ‘달고나 현상’을 주목했다. 김성수 문화 평론가는 “대중 문화 콘텐츠는 친숙하면서도 새로워야 성공할 수 있다”며 “많은 사람이 격리된 공간에서 생존을 걸고 혈투를 벌인다는 ‘오징어게임’의 플롯은 보편적인 것이지만 전혀 새로우면서도 거부감은 들지 않는 한국적 소재로 차별화한 것” 했다.

드라마 '킹덤' 속 좀비들의 모습./넷플릭스

2019년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서양 괴물인 ‘좀비’가 창궐한다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 공개됐을 때도 한국 전통 모자 ‘갓’이 인기를 끌며 흥행몰이를 했다. 좀비는 서양 공포 영화에서 단골로 쓰는 소재지만, 한국 복식이 흥미를 자극하며 예상치 못한 효과를 낸 것이다. 당시 아마존이나 이베이 등에서는 양반들이 집에서 쓰던 ‘정자관’ 등이 올라와 50달러(약 6만원) 내외에 팔려나갔다.

2014년에도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주인공 천송이(전지현)의 대사 “눈 오는 날에는 치맥(치킨과 맥주)”이 화제가 되며 중국에서 ‘치맥 열풍’이 일기도 했다. 당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드라마 종영을 하루 앞두고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치맥’ 관련 글이 370만건 이상 올라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