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 시각)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흥행은 불평등과 기회 상실로 인한 한국의 경제적 불안감이 미국과 유럽의 시청자들에게 소구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기훈'역으로 나오는 이정재. /넷플릭스

NYT는 이날 ‘오징어게임의 전 세계적 흥행의 이면엔 국가적 경제의 불안이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분석하며 “집값 폭등과 이에 따른 자산 격차 확대로, 경제적 성공과는 점차 멀어지고 있는 한국 서민들의 모습이 미국과 서유럽 시청자들의 공감을 건드리고 있다”고 했다.

NYT는 한국의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전후 시대에 호황을 누리며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가 됐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그 부상을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경제가 고도화하면서 부의 불평등이 심화했다”고 했다.

황동혁 감독은 NYT와 인터뷰에서 “오징어게임 속 등장인물이 가진 문제들은 매우 개인적이기도 하지만, 한국 사회의 현실과 문제를 반영하기도 한다”며 “오징어게임과 한국 청년들의 현실이 가진 유사점이 예상 밖의 국제적인 돌풍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집값이 50% 이상 폭등했다면서 “한국에서 이른바 ‘흙수저(dirt spoon)’로 불리는 이들은 가상화폐나 복권 등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는 방법에 사로잡혀 있다”고 했다.

NYT와 인터뷰한 서울 거주 직장인 구용현(35)씨는 “극도의 불평등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 중 인물들에 공감했다”며 “주택 가격이 폭주하는 도시에서 정규직 월급으로도 안정적 생활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NYT는 한국의 청년들이 오징어게임 속 인물들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구씨와 나눈 인터뷰 한 대목으로 기사를 마무리했다. “오징어게임이 실제로 열린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