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청자들은 리모컨을 누르고 자연스럽게 TV조선에 채널을 고정한다. 종편 출범 10년. TV조선은 이제 남녀노소 함께 즐기는 예능 방송, 권력과 타협하지 않는 날 선 보도, 인기 드라마라는 삼각 축을 토대로 출범 10년 만에 명실상부한 1등 종편 채널이 됐다. 2011년 12월 0.3%로 시작했던 채널 평균 시청률(닐슨 유료 전국)은 10년 만에 2.7%가 돼 9배로 성장했다. ‘뉴스 9′는 확고한 종편 1위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미스터트롯’은 종편 개국 이후 지상파 포함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지난 10월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국내 주요 방송사별 시청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KBS1·2를 합산한 KBS의 본사 시청점유율이 19.7%로 가장 높았고, tvN 등 케이블TV 18개 채널을 운영하는 CJENM이 10.47%로 2위, TV조선(TV조선2 포함)이 6.68%로 3위였다”고 밝혔다. 2011년 12월 1일 출범한 TV조선이 지난 10년 동안 쌓아올린 성과다.
◇트로트·골프 등 ‘가족 예능’으로 트렌드 선도
TV조선은 ‘내일은 미스터트롯’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 사랑의 콜센타’ ‘뽕숭아학당’ 등의 프로그램을 앞세워 평일 밤 10~11시 이른바 예능 황금 시간대 강자로 자리 잡았다. 지상파·종편을 통틀어 1등이다.
비결은 ‘가족’.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는 예능으로 방송 시장을 선도했다. 시작은 2019년 ‘미스트롯’이었다. 트로트 르네상스 돌풍은 전국을 뒤흔들었다. TV조선이 ‘오디션 예능 명가’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다른 방송사들이 뒤늦게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편성했지만 ‘원조 맛집’을 따라잡기란 요원했다. 그사이 TV조선은 ‘미스터트롯’ ‘미스트롯2′ ‘내일은 국민가수’ 4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지난 5월 처음 방송한 골프 예능 ‘골프왕’은 꾸준히 5%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우후죽순 쏟아져나온 골프 예능 중 군계일학이라는 평을 받았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11월 시행한 예능 프로그램 브랜드 평판 조사에서는 내일은 국민가수가 1위에, 뽕숭아학당은 8위에 올랐다.
◇신뢰감의 ‘뉴스 9′
개국 초기 TV조선 메인 뉴스 시청률은 1%를 밑돌았다. 그러나 2013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보도, 2016년 미르문화재단 설립 의혹, 최순실 국정농단 특종 보도 등을 이어가며 영향력을 키워갔다. 2017년 합류한 신동욱 앵커는 뉴스 9에 안정감과 신뢰감을 더했다. 뉴스 9를 마무리하는 ‘신동욱 앵커의 시선’은 촌철살인으로 타 뉴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킬러 콘텐츠가 됐다. 2021년 11월 뉴스 9 시청률은 5.9%로 2년째 종편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뉴스 9는 지상파를 포함해도 KBS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뢰도도 높다. 지난해 12월 미디어오늘·리서치뷰 실시 방송사 신뢰도 조사에서 TV조선은 신뢰도 19%로 지상파·종편 포함 전체 1위를 했다.
◇드라마 맛집으로도 거듭나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스타다큐 마이웨이’ 등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교양 프로그램의 완성도는 이미 소문난 편. TV조선은 올해 ‘결혼작사 이혼작곡2′를 통해 다소 아쉬웠던 드라마 부문에서 드디어 저력을 발휘했다. ‘결혼작사 이혼작곡’(결사곡) 시리즈는 임성한(피비) 작가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았던 작품. 시즌 2에서 잠재력이 폭발하며 최종회 시청률 16.6%로 TV조선 드라마 중 역대 최고, 역대 종편 드라마 3위를 기록했다. 결사곡2는 박주미·이태곤 두 사람이 마치 연극처럼 70분 동안 대화하는 실험적인 2인극을 보여주며 화제를 일으켰다.
TV조선은 연말 영국 BBC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오정세 주연 토일 미니시리즈 ‘엉클’과 내년 ‘결혼작사 이혼작곡 3′를 통해 드라마 명가로서 명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TV조선 홍두표 회장은 “무섭도록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청자의 존재가 오늘의 TV조선을 이끌었다”면서 “지상파와 경쟁하며 방송의 패러다임을 바꿔 온 지금까지의 10년이 앞으로 100년을 이끌어갈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