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하 뉴스공장)이 ‘선거 방송 심의 규정’ 위반으로 법정 제재를 받는다.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사람이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에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도록 금지한 심의 규정 위반이 이유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지난 4일 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방송인 김어준에게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방송 진행을 맡긴 TBS에 대해 의견 진술을 듣기로 결정했다. 의견 청취는 프로그램 중지·관계자 징계·경고·주의 등 법정 제재를 앞두고 방송사 소명을 듣는 절차로, 이날 회의에선 심의위원 9명의 과반인 5명이 법정 제재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심의위 관계자는 “회의에서 이미 과반으로 법정 제재 의견이 나왔고, 의견 청취 후 제재의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정 제재는 방송사 재허가 및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김씨는 작년 10월 자신의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재명은 혼자 여기까지 온 사람이다. 이제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는 발언으로 여당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 규정’은 ‘특정 후보·정당 지지를 공표한 자를 선거 기간 중 시사 정보 프로그램 진행자로 출연시켜선 아니 된다’(21조3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김씨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2월 15일부터 선거일까지 방송을 진행할 수 없는데도 TBS가 진행을 맡겼고, 이날 이후 방송 심의 규정 위반 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선거방송심의위의 ‘늑장 결정’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선거방송심의위 회의록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 기간 개시 전인 지난달 4일 일부 심의위원이 “특정 후보 지지를 공표한 진행자에 대해 15일부터 출연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자”고 이미 제안했으나, “(심의위는) 사후 심의를 하기 때문에 사전에 금지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반대 의견이 나와 다루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열린 회의에서도 “해당 기간 뉴스공장 방송 내용의 문제점을 지적한 안건이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미루다가, 시청자의 직접적인 민원이 제기된 지난 4일에야 안건 상정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뉴스공장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이후 3주 동안 심의 규정을 위반한 상태에서 방송을 이어온 것이다.

뉴스공장에 대한 의견 청취 및 제재 수위 결정은 선거 이후 열리는 선거방송심의위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대선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운영 기간은 선거일 후 30일인 오는 4월 8일까지이며, 선거방송심의위에서 심의 절차가 끝나지 않은 사안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이어받아 처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