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 비난 보도에 ‘실제 증인’ 대신 다수의 ‘대역 배우’를 쓰고도 시청자에 알려주지 않아 논란을 빚었던 MBC PD수첩이, 이태원 핼러윈데이 참사 직후 정부 대응을 고발할 ‘제보’를 기다린다는 공지를 냈다. 이에 대한 네티즌 비난 댓글이 줄을 이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PD수첩 측은 게시물에서 ‘당국 대응 문제점’이란 표현을 삭제했다.
PD수첩 제작진은 30일 오전 11시쯤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공지문을 통해 “이태원 할러윈데이 사고 관련 현장 목격자, 실종자 가족, 당국의 사전 대응 관련 문제점에 대한 제보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이 공지문에는 비난 댓글이 줄을 이었다. ‘또 시작됐다’ ‘사전대응...이미 결론은 내놓으셨군요ㅋㅋ’ ‘건수 잡았다고 아주 신났네’ ‘답정너’ ‘애도라고 하고 제보를 받든지’ ‘악마가 한수 배우고 가겠다‘ 등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1시50분쯤 PD수첩 공지문이 수정됐다. 바뀐 게시물에는 “이태원 핼러윈데이 사고 관련 현장 목격자, 실종자 가족 및 관계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라고만 적혔다. ‘당국 대응 문제점’ 대목이 사라졌다.
PD수첩은 2008년 광우병 보도에서 ‘객관적 사실과 다른 허위사실의 적시’를 했다는 대법원 판결을 받은 바 있는데, 해당 보도로 대규모 촛불시위가 벌어진 상황에서 당시 제작진 중 한명은 지인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렇게 썼다.
“1년에 한두번쯤 ‘필’이 꽂혀서 방송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난해 삼성이 그랬고, 올해엔 광우병이 그랬어요. 정말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도 어찌나 광적으로 일을 했던지, 아마도 총선직후 이명박에 대한 적개심이 하늘을 찌를 때라서 더 그랬나 봐요”.
MBC는 이달 11일 방송된 ‘PD수첩-논문저자 김건희’ 편에서 음성을 변조하고 실루엣으로 처리한 다수의 내부 제보자들을 등장시켰다. 하지만 이들은 대역이었으며, ‘재연 고지’도 하지 않아 심각한 왜곡이란 주장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