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인 김어준씨가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과거 핼러윈 때 운영했던 이태원의 일방통행 조치를 올해는 준비하지 않았다고 발언한 데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이 다수 접수됐다.

3일 방심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방송된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관련한 민원이 이날 오전까지 4건 접수됐다.

김씨는 소방 전문가와 이태원 참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2017년인지 8년인지 연도는 정확하게 기억 안 나는데 분명히 일방통행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도 그랬던 걸로 아는데, 해당 지역 공무원들은 그런 경험이 있는 거다”라며 “분명히 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준비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용산구청은 “핼러윈은 주최자가 존재하지 않는 행사여서 구청이 직접 관리하지 않았고, 일방통행 조치를 내린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 역시 “일방통행을 운영한 바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작년 핼러윈 때 코로나로 인한 야간 영업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오후 10시 이후 시민들의 귀가를 종용했다. 그래도 일부 시민이 귀가하지 않고 길거리에서 음주하는 등 방역수칙을 어겨 경찰이 술집 방향 진입을 막은 적은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김씨는 2일 방송에서 “제가 일방통행이라고 했더니 일방통행한 적 없다고 하던데, 동선 통제는 당연한 것 아니냐”고 했다. “제가 기억하기에도 나오기만 하고 들어갈 순 없다, 이런 통제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3일 방심위에 진정서를 내고 “김씨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김씨의 허위 방송은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방송법을 명백히 위반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온 국민이 충격과 슬픔에 빠져 힘들어하는 시기에 공영방송 진행자의 잘못된 말 한마디가 유족에 더 큰 상처를 주고, 사회적 혼란과 분열을 야기해 사고 수습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죽음을 팔아 정치적으로 이득을 보겠다는 행동은 천벌받을 짓이자 반인륜적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씨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사회적 흉기가 되어가고 있다. 슬퍼하는 국민에게 허위사실 유포로 더 큰 상처를 주고 정치적으로 이득을 보겠다는 김씨의 극악무도한 정치놀음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강력한 제재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방심위는 앞서 이태원 참사 보도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심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방심위는 1일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정보,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피해자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정보를 지속해서 감시해 규정 위반 시 적극적으로 심의하겠다”며 “방송 사업자들도 정확한 정보 제공 등 재난 방송 관련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