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19일 “안형준 기획조정본부 메가MBC 추진단 부장과 허태정 시사교양본부 콘텐츠협력센터 국장이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연임 도전에 나섰던 박성제 현 사장은 일반 시민들이 참여해 3명 중 2명의 최종 후보를 가리는 ‘시민평가단 투표’에서 탈락했다.

지난 18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시민평가단 회의에서 허 후보는 “지금 MBC가 친(親)민주당 방송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며 “박 사장이 지향한다는 공영방송은 특정 진영을 적극 옹호하고 반대 진영을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허 후보는 “딱 보니 100만”(2019년 조국 수호 집회 참석자 숫자 관련 발언), “약간 맛이 간 사람들”(2021년 보수 집회 참석자 지칭) 등 논란이 됐던 박 사장의 과거 발언을 자기 주장의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MBC 내부는 분열과 갈등이 심하다. 스케이트장 등으로 유배 가는 일이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러다 MBC가 침몰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시민평가단 제도는 ‘공영방송의 실질적 주인인 시민에게 참여 기회를 준다’는 취지에 따라 올해 처음 도입됐다. 전문 조사 회사에서 나이·성별·지역 등에 따라 선발한 156명의 평가단이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MBC 내 소수 노조인 MBC노동조합(제 3노조)은 이날 성명서 등을 통해 “박 사장이 시민평가단 회의에서 탈락함으로써 그가 보도국장과 사장 등으로 재임한 5년 동안 MBC가 노골적 친민주당 방송을 해왔다는 것을 일반 국민들도 다 알고 있었음이 드러났다”며 “그동안 MBC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방문진의 책임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종 후보 두 사람도 과거 파업 불참 기자 부당 전보에 관여했는지와 정상화위원회 반(反)인권적 조사 행위에 대한 관여 여부를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방문진 이사회는 오는 21일 후보자 2명에 대한 면접 평가를 거쳐 신임 MBC 사장 내정자를 선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