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23일 주주총회를 열어 안형준 신임 사장을 선임했다. 이날 주총은 MBC 양대 주주 중 하나인 정수장학회가 불참한 가운데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단독으로 열렸다. MBC 사장 선임 주총에 정수장학회가 불참한 것은 처음이다.
김삼천 정수장학회 이사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신임 사장 선발 과정에서 발생한 일들에 대해 장학회는 언론을 통해서만 접했을 뿐, 주총 전 방문진이나 MBC로부터 전달받은 것이 없다”며 “그동안의 경과를 모르는 상태에서 의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장학회 이사들 의견에 따라 불참했다”고 말했다. MBC 지분은 방문진이 70%, 정수장학회가 30%씩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사장 선임 과정을 둘러싼 잡음은 이날도 이어졌다. 사장 선출 최종 후보에서 낙마한 허태정 시사교양본부 국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최종면접 전에 후보에 관한 제보가 접수됐는데도 방문진은 의혹을 규명하지 않은 채 면접을 진행했다”며 “방문진은 제보 처리 과정을 낱낱이 밝히고, 최선의 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민노총 계열인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최종면접 전후로 안 사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신임 사장의 정당성에 커다란 상처가 났다”며 “의혹에 대한 명확한 규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MBC 내 소수노조인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지난 22일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던 중 ‘안 내정자가 수년 전 거액의 벤처기업 주식을 공짜로 받았다’는 내용의 제보가 접수됐는데도, 방문진은 아무런 조치 없이 사장 최종면접을 강행했다”며 방문진 이사진의 사퇴를 요구했다. 안 사장은 “제3노조 등이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