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조성현 PD가 선정성 논란에 대해 “일반적인 감정을 느끼는 남, 여성은 참담함을 느낄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조 PD는 10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 에메랄드룸에서 개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반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 기자간담회에서 “(선정성이) 계속 논란인 건 알고 있다. 그러나 이건 영화나 예능이 아니고, 실제로 누군가 당한 피해나 사실이다. 그 점에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질문을 바꿔 이야기해보겠다. 지금까지 많은 언론과 방송들이 이 사건을 다뤘는데 왜 종교단체는 계속해서 그런 일을 벌일까”라고 반문했다.
문제가 되는 정명석 녹취와 이른바 ‘알몸 목욕’ 영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얼굴과 이름을 공개한 정명석의 성범죄 피해자 메이플(홍콩 국적)이 공개한 녹취에는 정명석이 “50번 쌌다”고 말한 내용을 비롯해 그의 성적인 발언이 묵음처리 없이 고스란히 담겼고, 여성 신도들 여럿이 알몸으로 욕조에서 정명석을 향해 “우리와 같이 반신욕해요”라고 말하는 내용의 영상에는 신도들의 몸이 그대로 노출됐다.
조 PD는 “첫 번째 ‘50번 쌌다’라는 말에 대해 말이 많은데 그 사안에 대해 JMS 안에서는 ‘AI로 조작한 것’이라고 한다”며 “또 여성들의 나체 욕조 장면에 대해 불편함을 표시하는 분들이 많다. 모자이크 된 상태로 여러 번 나갔는데 JMS 측에서는 ‘몸 파는 여자들이 돈을 받고 의도적으로 저 영상을 만들었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내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방어를 할 거라 생각이 들더라. 아주 명백하게 보여주는 게 그 안에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도 사실을 파악하고 나온다고 믿고 싶다”며 “’선정적이다’라는 것에 대해 ‘섹스어필’이라고 생각하신 분 있나. 너무 끔찍한 일이다. 정명석은 선정적으로 느낄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감성을 가진 남, 여성은 참담함을 느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PD는 “넷플릭스 쪽에서 이런 장면들을 넣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저는 제작자 입장에서 ‘50번 쌌다’는 장면을 반드시 넣어야한다고 주장해 넷플릭스가 받아들였다”고 했다.
또 “메이플이라는 친구가 한국 방송에 나온 게 처음이 아니다. JTBC ‘뉴스룸’에 나와 인터뷰를 했다. 기억하신 분이 있냐. 애기하신 문제의식 존중하고, 공감하는 바 있다”면서도 “그러나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제작 의식에 이번 결정이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는 신이다’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을 비롯해 이재록, 김기순, 박순자 등 신을 사칭한 4명의 교주로부터 피해를 입은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다큐멘터리 공개 이후 피해 신도들의 돈으로 호의호식하는 교주들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여성 신도들을 대상으로 변태적 성범죄를 저질러온 정명석을 다루는 과정에서 신도들의 피해내용이 담긴 녹취·영상을 반복적으로 내보내거나, 신도들의 알몸을 모자이크 없이 공개한 것을 두고 일각의 비판을 받았다. ‘음란물처럼 피해자를 전시하는 것 아니냐’ ‘2차 가해가 이뤄지고 있다’ 등의 반응이 잇따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