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23일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관련한 모든 자료를 일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지 7일만, 정부가 개선책을 찾겠다고 한 지 3일 만이다.

누누티비는 이날 공지사항을 통해 “최근 누누티비에 대해 이슈화되고 있는 국내 OTT/오리지널 시리즈와 관련된 모든 동영상을 일괄 삭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삭제 대상은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티빙, 시즌을 비롯한 기타 국내 오리지널 모든 시리즈다.

누누티비는 “국내 OTT 업계의 피해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하며 앞으로 국내 OTT 관련된 모든 자료는 요청이 들어와도 처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삭제 시점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금주 내로 모든 자료를 삭제할 예정”이라고 했다.

누누티비는 “일괄 삭제가 완료되면 다시 한번 공지를 통해 안내하겠다”며 “일괄 삭제한 이후에도 국내 OTT 관련 자료가 남아있는 경우 고객센터 이메일로 알려주시면 제거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국내 OTT에 대한 저작권 보호 또한 강화할 예정”이라며 “필터링 또한 적용할 예정이니 필터링 적용을 희망하는 자료가 있는 경우 국내 OTT 관계자분들은 고객센터 이메일로 연락해주시면 협조하겠다”고 했다.

누누티비는 2021년부터 도미니카공화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국내 OTT 콘텐츠와 드라마, 영화 등을 불법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려왔다. 여러 OTT 사이트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했다. 여러 차례 접속차단 조치에도 주소를 우회하며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한 달 누누티비의 활성 이용자 수를 1000만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넷플릭스(1151만명)의 국내 이용자 수와 맞먹는 숫자다. 지난달 기준 누누티비의 총 동영상 조회수는 약 15억3800회에 달하는 등 국내 OTT들보다도 많은 방문자 수를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 웨이브, MBC, KBS, CJ ENM, JTBC,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SLL 등은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를 구성하고 9일 누누티비에 대한 형사고소장을 제출했다. 넷플릭스는 세계 최대 불법 복제 대응조직 ACE를 통해 협의체 활동에 참여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6일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20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회에서 “문체부에서 별도 TF를 구성해 누누티비를 비롯한 불법 사이트 문제에 정교하게 대응하고 개선책을 찾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