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정보의 범람과 언론의 진영화 등 한국 사회 언론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언론 전문직 주의에 기반한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저널리즘스쿨’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석민(60·사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10일 오후 2시 30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리는 ‘언론 위기 극복과 지속 가능한 저널리즘 구축을 위한 과제’ 한국언론학회 특별세미나에서 “언론의 소명에 충실한 미래 언론인 양성과 데이터 사이언스 및 AI(인공지능) 활용 등 기술적 혁신을 이끌 서울대 내 ‘SNU저널리즘스쿨’(가칭)을 설립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로스쿨처럼 언론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저널리즘스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발제문 ‘언론위기의 답을 찾아서−왜 저널리즘 스쿨인가’에서 “현재 정치권과 시민사회, 국가는 저마다 언론 개혁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들이야말로 언론 위기의 원인”이라며, “유일한 대안은 언론 스스로 개혁을 통해 양질(良質)의 언론, 즉 전문직 주의에 기반한 언론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로 대표되는 반지성주의는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법의 지배마저 흔들고 있다’고 한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달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내용을 소개하며, “가짜 뉴스 문제 대책 역시 일차적으로 언론의 역할 재정립과 언론 전문직 주의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 여 년 포털이 장악하면서 형성된 ‘저(低)품질 뉴스→독자 수준 저하→자극적 뉴스’로 이어져온 악순환도 언론 전문직 주의 재정립을 통해 ‘고(高)품질 뉴스→시장 호응 및 독자 수준 제고→양질의 뉴스 생산 및 높은 보상’의 선순환 구조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것.
그가 제안하는 ‘SNU저널리즘스쿨’에선 언론 인력을 양성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 사이언스와 AI(인공지능)에 기반한 저널리즘 교육과 R&D 활동을 수행하고, MIT미디어랩에 비견될 만한 국내 최초 ‘뉴스 랩’도 구축할 예정이다. 윤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저널리즘 스쿨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내년 연말에는 신입생을 뽑아 2025년 봄에 개강하는 것이 목표”라며 “사회적 가치재인 언론의 위기 극복과 역할 재정립을 위해 우리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박승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명예교수의 기조연설에 이어 발제와 현직 언론인들이 참여하는 토론이 이어진다. 세미나는 온라인으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