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세금으로 방만 경영을 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온 KBS가 이번엔 남영진 이사장의 ‘수상한 법인 카드 사용’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KBS 노동조합은 12일 성명을 내고 “남영진 이사장이 지난 2021년 이사장 선임 이후 고향 근처에서 수백만원 상당의 확인되지 않은 물품을 법인 카드로 구매하고, 또 회사 인근 중식당에서 한 끼에 150만원에서 300만원에 육박하는 식대를 법인 카드로 결제한 것이 확인 됐다”면서 “반복 적인 물품 구입과 근로자 한 달 월급에 해당하는 한 끼 식대 등을 볼때 카드 깡 등 불법 사용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KBS 노조는 “김의철 사장의 무능 경영으로 역대 최악의 재정위기를 맞은 상황에 자장면 430그릇에 해당되는 회삿돈이 단 하루 동안 중식당에서 법인카드로 지출된 점은 대규모 적자와 재정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법인카드 관련 의혹에 대해 낱낱이 밝히고 당장 사퇴하라”고 밝혔다. 지난 2021년 9월 이사장에 선임된 남 이사장은 미디어오늘 사장 출신으로, 노무현 대선후보의 언론특보를 지냈다.
KBS 노조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남 이사장은 지난 2021년에서 올해 이르기까지 연말과 연초 시즌에 고향 자택에서 불과 수킬로미터 떨어진 지역 모 영농법인에서 수백만 원대 확인되지 않는 물품을 수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로 구입했다. 또 고향 지근거리에 있는 다른 점포에서도 수십만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했다. 특히 회사 인근 중식당에서 결제한 한 끼 금액은 자장면 430그릇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KBS 노조는 “남영진 이사장은 이미 KBS 경영평가에 ‘편파방송’이란 지적을 삭제하기 위해 다수 이사를 동원해 일방적으로 경영평가위원의 활동을 방해하는 데 앞장섰으며 소수이사들이 비리 이사 윤석년의 해임안 상정 촉구를 했을 때도 외면으로 일관했다”면서 “김의철 사장이 자리 보존에만 급급해 KBS구성원들을 방패막이로 삼아 시행할 비상경영을 옹호하기 위해 방탄이사회를 여는 모습은 KBS를 위한 진정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남영진 이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물품은 곶감이고, 중식당은 집행부 만찬과 송년회로 사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이사장은 “고향 충북 영동군의 특산품인 곶감 3만 3000원짜리 상자를 이사들과 이사회 사무국 직원 등 20명에게 보내기 위해 66만원을 지난 2021년 12월 28일 결제했다”고 밝혔다.
또 ‘중식당 지출 내역’과 관련해 남 이사장은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2022년 10월 26일 155만 원 9000원과 그해 12월 28일 283만원을 결제했다”면서 “10월 26일은 정기이사회 후 집행부와 함께 20여 명 참석한 만찬을 위해 결제한 것이고, 283만원은 이사회와 집행기관, 센터장, 관계 직원이 함께한 송년회에 사용했으며 30여 명이 참석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