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이 3일 서울 삼청동 감사원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감사원은 지난 2월부터 MBC 관리·감독 기구인 방문진에 대해 감사를 벌여 왔다. 최근엔 방문진에 공문을 보내 ‘문서 관리 및 자료 제출에 관한 사항’ 조사를 위해 권 이사장의 출석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권 이사장이 MBC 경영에 관련된 각종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YONHAP PHOTO-1434> 감사원 향하는 권태선 이사장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권태선 이사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MBC 탄압 및 방송 장악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감사원 건물로 향하고 있다. 오정환 MBC 제3노조 위원장이 방문진 문책 촉구 피케팅을 하며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MBC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을 게을리하고, 주식 차명 소유 의혹이 불거진 안형준 MBC 사장을 선임한 점을 들어 권태선 이사장 해임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2023.8.3 superdoo82@yna.co.kr/2023-08-03 10:28:15/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비(非)민노총 계열인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이날 ‘감사원은 방문진 국민 감사를 철저히 수행하라’는 성명서를 통해, “감사 개시 5개월여 만에 권 이사장을 불러 ‘자료 제출’ 관련 조사를 한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감사 속도가 너무 느리다”면서 “감사원은 국민의 재산인 MBC에서 왜 천문학적인 손해가 발생했는지 과정을 소상히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이사장은 “그동안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했고, 직원들도 조사에 성심껏 응했다”며 “방문진에 없는 MBC 자료를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감사원은 시민단체 공정언론국민연대가 작년 11월 “경영진의 오판과 소극적 문책으로 MBC에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며 청구한 국민감사 요청에 따라, ①MBC의 2019년 미국 리조트 개발 사업 105억원 투자 손실 ②MBC플러스의 실내 스포츠 ‘스매시파크’ 사업 투자 100억원 대 손실 ③'UMF(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10억원 투자 후 수익금 미정산 ④'MLB 월드투어’ 중계권 확보 위한 투자금 미회수 ⑤대구MBC의 2022년 사내근로복지기금 200억원 출연 경위 등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감사원 주변에 따르면, 감사원에선 이날 권 이사장에게 단순히 자료 제출에 관한 것 뿐만 아니라, 현재 MBC 투자 실패와 방문진의 관리·감독 실태 전반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정환 MBC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감사원 입구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며 권 이사장에게 “국회 국정감사에서 ‘MBC 내 갈등을 보고 너무 가슴이 아팠다’면서 눈물까지 흘려 놓고서, 정작 방문진에 와서는 MBC에서 탄압받는 기자들을 돌아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YONHAP PHOTO-1411> 방문진 규탄하는 오정환 MBC 노조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오정환 MBC 제3노조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8.3 superdoo82@yna.co.kr/2023-08-03 10:24:43/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