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저는 이번에는 무조건 과반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라가 망하는 것을 보지 않기 위해서.” (패널)
“하하… 김준일 대표의 소신입니다. 나라가 망하지 않으려면 민주당이 과반 돼야 한다.” (진행자)
지난 13일 MBC 라디오는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을 통해 이런 대화를 내보냈다. 영상은 지금도 MBC 공식 유튜브에 그대로 걸려 있다. 이 대화를 포함한 여러 정치 편향적 발언에 대해, MBC 내부 프로그램 제작 가이드라인 위반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방송 ‘이슈 하이킥’이라는 코너에는 뉴스톱 대표 김준일씨가 패널로 출연했다. 내년 총선 때 정당별 의석수를 예상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 긍·부정’이다. 이게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면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한다”며 “거의 모든 조사에서, 대충, (대통령 긍정) 35대 (대통령 부정) 60대 정도로 보시면 된다. 지금은 정권 심판론이 굉장히 강하다”고 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제가 이거 여론조사 개요 말씀드리기가 귀찮아서 수치는 말만 드릴 텐데, 최근에 굉장히 많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건 아실 겁니다”라고 했다. 신 변호사는 이런 분석의 근거가 된 수치가 맞는지 확인하는 대신 “예, 수치는 이야기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현재 여론조사 지표상) 단언하건대, 제가 단언하건대, 국민의힘이 1당이 될 가능성은 지금 지표로는 어떤 수를 써도 보이지 않는다”며 “제가 거의 모든 데이터를 다 보고 있다. 국민의힘이 1당이 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민주당이 1당이 될 가능성은 선거제도를 뭐로 하든 거의 90%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말미에는 정국 전망이 아닌 개인적인 바람도 방송에서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저는 이번에는 무조건 과반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라가 망하는 것을 보지 않기 위해서”라며 “저는 그런 개인적인 소신이 있다”고 했다.
MBC는 방송에서 김준일씨를 ‘팩트체커’라는 이름으로 출연시켰는데, 정작 여론조사 수치 같은 팩트는 건너뛰고 개인 의견만 강력하게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진행자 신 변호사는 이 말을 듣고 제지하거나 시청자를 상대로 사과하지 않았다. 대신 웃었다. 그리곤 “김준일 대표의 소신이다. 나라가 망하지 않으려면 민주당이 과반 돼야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김씨는 “지금 상황이 그렇다. 저는 원래 스윙보터(부동층)”라고 주장했다.
MBC는 프로그램제작가이드라인에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있다. ‘정치적 사안을 다룰 때는 특정 정파나 정당의 논리에 편향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공직선거의 특정 후보자나 정당을 지지 혹은 반대하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보도뿐 아니라 모든 프로그램이 각별히 유의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보수 성향 MBC 제3노조는 “아무리 MBC가 타락했어도, 지금까지 전문 패널이 방송에서 지지정당을 선언하는 일은 없었다”며 “공영방송에서 국민의 재산으로 방송을 하면서 어떻게 특정 정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가. 공영방송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현실이 참으로 참담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