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정영주가 고등학교 시절 교사로부터 받은 체벌로 인해 청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고 고백했다. /MBC 방송화면 캡처

뮤지컬 배우 정영주가 고등학교 시절 교사로부터 받은 체벌로 인해 청력을 대부분 상실했다고 고백했다.

정영주는 10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서 이같은 사연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국진 진행자의 질문에 정영주는 과거 체벌이 있던 학창시절을 언급하며 고등학교 시절 국어 선생님에게 체벌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영주는 “국어 선생님이 저보다 머리 하나만큼 키가 작은 남자 선생님이었는데 그때 제가 반장이었다”라며 “그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들어오시면 꼭 앞문 쪽에 앉은 애들이랑 얘기하느라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다”라고 떠올렸다.

당시 선생님은 학생들과 수다를 떠느라 수업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영주는 “수업 시간이 15분이나 지나서 ‘중간고사 요점 정리해 주셔야 하는데 15분 지났다’고 두 번 얘기했다”며 “제가 제일 뒷줄에 앉아있었는데 제 뒤에 청소함이 있었고 그 위에 양은 주전자가 올려져 있었다. 그때 선생님이 제 자리에 오셨다가 갑자기 제 시야에서 사라졌는데 그 이후로 기억이 없다”고 했다.

선생님이 휘두른 주전자에 오른쪽 귀 부근을 맞고 기절한 것이었다. 그는 “눈 떴더니 양호실이더라”라며 “피가 나길래 ‘상처 났나’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고막이 찢어져서 청력이 손상됐더라. ‘왜 이렇게 안 들리지’라고만 생각하고 모르고 그냥 지나갔다”고 고백했다.

이후 성인이 되어 청력이 20~30%정도인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정영주는 하는 일에 방해가 될까 보청기도 끼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보청기를 끼고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못 할 것 같아서 버텼다”라며 “베이스, 드럼, 퍼커션 같은 악기가 귀 가까이서 울리면 연주가 끝나도 잔상이 남아서 음을 잡기가 힘들다. 그래도 지금은 노하우가 생겨서 그러려니 하고 다닌다”라고 했다.

정영주는 지난 4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강심장 리그’에서도 관련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부모님께 (선생님께 맞은 사실을) 말을 못 했다. 반장이기도 했고, 다른 일로 부모님을 학교에 오시게 한 적이 없다. 이미 졸업은 했고, 선생님도 다른 사건으로 학교 생활을 못 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회복하려니 했다. 졸업하고 나서도 조금 불편하긴 했다. 두통도 자주 왔다”며 “나레이터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계속 점장님이 뭐라고 하는데 안 들리더라. 그때 좀 이상했다”고 했다.

그는 “병원에 갔더니 이때까지 이렇게 어떻게 생활했냐고 하더라. 청력이 25%밖에 회복이 안 된 것 같다고 했다”라며 “그걸 알았을 때 낙담했다. ‘나 이제 노래 못 하나’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청력이) 30% 정도 남았다. 계속 무리해서 쓰면 인공 고막이나 보청기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나이 스물다섯에 인공 고막과 보청기는 못 받아들이겠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는 “나만 안다. 귀가 좀 이상하다 싶으면 노래 녹음을 하고 들어보면 음이 떨어진다거나 ‘ㄹ’ 발음이 똑바로 안 된다”라며 “공연 전 음향 체크를 하는데 그걸 할 때 병적으로 꼼꼼하다. 음향 오퍼레이터 감독들에게 미안하다. 이유가 있었다. 이해 좀 해달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