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알래스카주의 소도시 베델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한인 기사가 월 평균 수입이 200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유튜브

미 알래스카주의 소도시 베델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가 월 평균 수입이 200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땅이 척박하고 물자가 부족한 베델만의 합승 문화와 높은 물가가 반영된 것인데, 한인 택시기사가 많다는 점도 특징이었다.

24일 유튜브 채널 ‘곽준빈의 세계기사식당’에는 ‘한 달 수입이 2000만원인 알래스카 택시 기사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알래스카 베델 여행에 나선 곽튜브(본명 곽준빈)의 모습이 담겼다. 곽튜브는 현지 한인 택시기사들과 원주민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전했다. 해당 영상은 26일 11시 현재 조회 수 75만회를 넘었다. 곽튜브는 ‘알래스카 베델에 한인들이 택시를 운행한다’는 제보를 받고 베델로 향했다. 곽튜브는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출발해 앵커리지 공항을 거쳐 알래스카 베델에 이동했다. 베델로 가는 중 만난 다수의 여행객은 “식료품 물가가 비싸다”며 계란, 과일 등 식재료를 잔뜩 사 들고 여행길에 올랐다.

제보 내용처럼 곽튜브가 도착 후 공항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 대부분은 한국인이었다. 택시를 잡아 식당으로 데려가 달라는 곽튜브에게 기사는 “식당이 LA(로스앤젤레스)보다 3배 정도 비싸다”며 한국인이 운영하는 하와이 음식 식당으로 데려갔다. 하와이식 플래터와 무스비(주먹밥), 탄산음료를 시키자 38달러(약 5만원)가 나왔다. 식당 주인은 “모든 식재료가 비행기로 와서 물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며 “날씨가 추워서 (식재료를 자급자족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곽튜브는 베델을 여행하기 위해 콜택시를 불러 ‘제임스’라는 이름의 10년 차 기사를 만났다. 제임스는 곽준빈이 택시 뒷좌석에 짐을 놓으려 할 때 “손님이 탑승한다”며 합승 문화에 대해 언급했다. 베델은 택시 수가 부족해 합승 문화가 일반적인 도시로, 택시 기사들은 승객 한 명당 요금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사는 곽튜브를 태운 중에도 다른 승객을 태우기 위해 쉴 새 없이 배차를 받았다.

이후 탑승한 승객 3명은 총 24달러를 지불했다. 곽튜브는 “10분 운전하고 24달러(3만원)를 받느냐”고 묻자, 제임스는 “여기는 머릿수로 돈을 받는다. 한 사람당 8달러”라며 “여기는 합승을 하지 않으면 손님을 감당하지 못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원당 돈을 받는 곳”이라고 답했다.

제임스는 하루에 약 750달러(100만원), 한 달 평균 2000만원 정도를 번다고 했다. 높은 물가로 생활비와 경비를 제외하면 한 달에 1200만원 정도가 남는다고 한다. 제임스는 “일주일 내내 일하며 본토에 비해 돈벌이가 괜찮다”면서도 “생필품이 필요해도 마트에 없으면 못 사고 다음 물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또 “하루종일 일하면 간 데 또 가고 타는 사람만 타고 쳇바퀴 돌 듯 산다”며 “물과 숲이 많아서 모기와 벌레에 자주 물린다”고 덧붙였다.

제임스는 택시기사 동료들과 함께 하는 저녁 식사에 곽튜브를 초대했다. /유튜브

제임스는 베델에 대해 “동네가 이게 다다. 관광할 게 하나도 없어서 친구들이 놀러 온다고 해도 못 오게 한다. 보여줄 게 없다”고 했다. 곽튜브가 “여기에서 삶의 낙이 무엇이냐”고 묻자 제임스는 “아무것도 없다. 열심히 일하다가 휴가 나가는 게 낙”이라며 “쉬는 날은 차가 고장나거나 아플 때다. 아파도 병원에 안 간다”라고 털어놨다.

제임스는 택시기사 동료들과 함께 하는 저녁 식사에 곽튜브를 초대했다. 직접 만든 오이냉국, 오삼불고기 등 푸짐한 한식 한 상이 차려졌고, 곽튜브는 맛있게 먹으며 기사들과 얘기를 나눴다. 곽튜브가 “미국에 오래 계셨지만 한국 문화에 가깝다”고 묻자, 한 여성 기사는 “나이가 있으니까 한국 문화, 음식이 우리한테는 편하다. 모이면 음식도 해먹고 한다”고 했다. 기사들은 택시기사의 삶에 대해 “여기서 버티겠다는 마음이 없으면 못 한다. 생각보다 너무 힘들다. 오래 하다 보면 내 영혼이 상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서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 할 만한 게 이것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