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미가 심정지로 갑작스레 별세한 가운데 고인이 생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찍은 영정사진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수미는 지난 2018년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게스트로 출연해 이승기 등 당시 멤버들에게 영정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멤버들은 갑작스러운 김수미의 부탁에 순간 당황했지만, 김수미는 “아름답고 멋있게 찍고 싶다”며 “너희가 찍어준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쓸 거야”라고 했다.
이에 멤버들과 김수미는 영정사진을 찍기 위해 가을 단풍이 가득한 수목원을 찾았다. 이승기가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하냐고 묻자 김수미는 자신이 그려온 장례식의 모습을 설명했다. 그는 “어느 장례식장에서도 볼 수 없는 영정사진을 갖고 싶다”며 “(사람들이) ‘죽을 때까지 사고치고 가는 구나’라며 와서 헌화하고 영정사진을 봤을 때 웃을 수 있게 하고 싶다”고 했다. 또 “장례식장에서 상여 나갈 때 ‘아이고’하는 곡소리를 내지 않나. 그런 것 없었으면 좋겠다”며 “웃으면서 ‘갔구나. 우리는 김수미를 잠시 기억하자’ 그렇게 보내주면 된다”고 했다.
김수미는 붉은 단풍이 깔린 곳에서 평소 아끼는 분홍색 드레스와 검은색 모피를 입고 특별한 영정사진을 찍었다. 그는 “굳이 검은 옷이나 칙칙한 옷을 입고 찍을 필요 없다”며 “장례식장에 사진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명을 다해서 갈 때 돼서, 나이 많아서 가는 영정사진은 이것(밝은 사진)도 좋다”며 “죽음을 받아들이는 거야. 누구나 죽잖아”라고 했다. 그는 마치 화보 사진을 찍듯 단풍이 깔린 바닥에 누워 포즈를 취하게도 했다. 붉은 단풍을 바라보던 그는 문득 “이 단풍 색깔을 봐. 나 더 살련다. 너무 아름답다. 너무 행복하다”며 “너무 좋으니까 오래오래 살고 싶다”고 했다.
고인은 25일 오전 별세했다. 이날 아침 자신의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아들에 의해 발견돼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세상을 떠났다. 지난 5월부터 피로 누적으로 입원해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