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광풍을 일으킨 가수 로제의 ‘APT.’ 공식 유튜브 계정에선 발표 한달여가 지난 2일 기준 4억8000만뷰를 넘어서며 명실상부 ‘전 세계 뮤직비디오 인기 1위’를 굳히고 있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비롯한 다양한 소셜 미디어 등에 로제와 브루노 마스를 흉내낸 각종 ‘밈’은 물론 다양한 ‘챌린지’도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 숏폼 콘텐츠의 챌린지 등에 등장하는 건 1분도 채 안 되는 음원. 이러한 영상에 사용되는 노래에서도 저작권이 나올까? 정답부터 말하면 ‘yes’다. 음악 저작권료는 노래가 사용되는 각종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모두 징수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시장이 성장하면서 저작권료 징수 채널이 더욱 다양해졌고, 저작권 징수 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올 초 틱톡에서 y2k(2000년대 스타일) 메이크업 콘텐츠 등이 인기를 끌면서 20년 만에 가장 ‘핫’한 노래로 떠올랐던 이효리의 ‘텐미닛’(2003) 챌린지 콘텐츠에서도 저작권은 발생한다. 신규 음반 발표부터 과거 명곡 재발견 등 각종 챌린지가 세대 불문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저작권료 징수 규모 역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업인 스태티스타는 올해 세계 숏폼 시장 규모를 약 55조원 규모로 추정했다. 앞으로 5년간 연평균 6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숏폼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국내외 저작권 시장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초 저작권료 등 분쟁으로 전면 음원 삭제전까지 치달았던 미국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과 틱톡과의 분쟁이 지난 5월 새로운 라이선스 계약으로 합의하기도 했다. UMG가 판권을 관리하는 테일러 스위프트, 방탄소년단(BTS), 저스틴 비버, 드레이크 등의 음악을 틱톡에서 다시 사용해 영상을 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양측은 아티스트에 대한 보상을 개선하고, 승인되지 않은 AI(인공지능) 생성 음악 제작 콘텐츠 등을 삭제하는데 합의했다.
국내서도 이러한 트렌드는 지속되고 있다. 국내 최대 음악 저작권 신탁 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한음저협)가 매년 공개하는 저작권료 징수 통계자료에 따르면 숏폼 등 영상 매체를 통한 전송사용료는 최근 4년간 283%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영상 부문 전송사용료는 전년 대비 24%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와 OTT 시장이 성장하고, 일부 해외 사업자와의 계약조건이 개선되는 것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었다.
다만 티빙·웨이브 등 국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사업자와는 국내 음원 업계와의 협의는 아직 난항이다. 저작권 사용료 산정 방식에 대한 갈등이다. 한음저협 측은 “OTT 사업자가 지난 10여년 걸쳐 저작권료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OTT 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음대협) 측은 “한음저협의 저작권료 요구가 과도하다”고 맞서고 있다.
반면 최근 국내 OTT 사업자들은 또 다른 국내 저작권 신탁 관리단체인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함저협)’과 음악저작물 이용허락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해 앞으로 저작권 사용료 해결 방안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함저협 측은 “실제 OTT 서비스에서 사용된 매출액을 기준으로 신탁 음원이 사용되지 않은 콘텐츠, 오리지널 콘텐츠나 음악 저작권이 사전 처리된 영화 등을 제외한 항목에 대해서만 저작권 사용료가 부과된다”면서 “또 OTT 서비스의 ‘가입자 수’ 산정에 있어 다수 이용할 수 있는 계정의 경우 실제 사용자 수가 아닌 ‘이용료를 지급한 자’로 정의함해 과도한 저작권 사용료 청구를 방지했다”고 덧붙였다. 음악저작권 투자 플랫폼인 뮤직카우 관계자는 “숏폼, OTT 등 뉴미디어 채널이 증가하고, 기술 발전에 따라 저작권료 징수 시스템이 체계화되면서 글로벌 음악 저작권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며 “국내 저작권 시장의 경우,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 트렌드와 함께 국내외 사업자에 대한 저작권료 징수 정상화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고무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