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탕웨이가 22일 오후(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영화진흥위원회(KOFIC) 부스에서 국내 매체 대상으로 열린 경쟁부문 진출작 영화 ’헤어질 결심' 라운드 인터뷰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2.05.24/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첫 상영회가 끝나고 박찬욱 감독님께 ‘제 삶을 완전하게 만들어주신 분’이라고 말씀드렸어요.”

24일(현지 시각) 프랑스 칸 국제 영화제 공식 기자 회견장. 경쟁 부문 진출작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의 주연을 맡은 중국 배우 탕웨이는 “이 문장 하나로 박 감독과 함께 일한 감상을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견 직후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영화 주인공 ‘서래’ 역이 나올 수 없었다. (박 감독을 보면서) 간혹 다른 별에서 온 생명체가 아닌가 생각했다”며 웃었다.

‘헤어질 결심’은 산 정상에서 추락한 중년 남성의 변사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탕웨이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면서도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서래 역을 소화했다. 탕웨이는 “서래는 실제로 저와 아주 가까운 인물”이라고 했다.

/AFP 연합뉴스

박 감독과 정서경 작가는 작업 초반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부터 탕웨이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 탕웨이는 “박 감독께서 캐스팅 제안을 하면서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겪는 중국 여인을 연기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제 경험을 연기에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무척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대부분 한국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언어 장벽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탕웨이는 발음만 달달 외워서 대사를 읊는 대신 한국어 기초 문법부터 말하기·듣기 등을 익히기 위해 촬영을 마칠 때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공부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제가 고집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씀하신 이유는 아마도 한국어 공부를 하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일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감독님이 저를 고집스럽게 만드신 셈”이라고 말했다.

함께 주연을 맡은 배우 박해일 역시 시나리오를 직접 읽어서 녹음한 뒤 탕웨이에게 건넸다. 탕웨이는 박해일을 “촬영 현장의 한국어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탕웨이는 “앞으로도 다양한 나라가 공동 작업을 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