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유튜브 '오징어게임' 시즌 2의 티저 예고편 장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 쓰였던 대량 학살 로봇 '영희'의 눈동자에 숫자 '2'가 새겨지는 10초 분량의 단순한 영상이다. /넷플릭스

“새로운 게임이 시작됩니다. 더욱 새로운 게임, 놀라운 이야기로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

넷플릭스가 13일 세계적 센세이션을 일으킨 한국 제작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시즌2 제작을 처음으로 공식 발표했다. 이 드라마의 제작자이자 작가이기도 한 황동혁 감독이 쓴 편지 형식의 글을 통했다. 시즌2 내용에 대한 힌트는 있었지만 캐스팅이나 내용, 공개 일정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황 감독은 시즌2에 대해 지난 4월 프랑스 칸의 한 국제 행사에서 “2024년 말쯤에는 볼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했고, 지난달 중순 문화·패션지 ‘베너티페어’ 인터뷰에서는 “아무리 빨라도 2023년 말이고, 2024년 공개할 수 있을지 여부도 가능성의 영역”이라고 했었다.

황 감독은 “지난해 ‘오징어 게임’ 시즌1을 세상에 내놓기까지 1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이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가 되기까지는 단 12일의 시간이 걸렸다”고 편지 글을 시작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을 쓰고, 연출하고 제작한 사람으로서, 시청해 주셔서,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팬들을 향한 인사를 먼저 전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제공 ⓒ 뉴스1

시즌2 내용에 대한 힌트도 있었다. 황 감독은 먼저 “이제 기훈이, 프론트맨이, 시즌2가 돌아온다”고 했다. ‘기훈’은 배우 이정재가 연기한 시즌1의 주인공. 가면을 쓴 채 등장하다 극 막바지에서야 정체가 밝혀졌던 ‘프론트맨’은 이 죽음의 게임 전체를 총괄하는 미스터리한 인물로, 배우 이병헌이 연기했었다. 두 사람이 시즌2에도 출연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황 감독은 또 “딱지를 든 양복남도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 영희의 남자 친구 철수도 만나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배우 공유가 연기한 ‘딱지를 든 양복남’은 지하철역에서 주인공 ‘기훈’을 비롯해 많은 사람과 딱지치기 내기를 하며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도록 유도했다. ‘영희’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에피소드에 등장한 대량 학살 로봇이며, ‘철수’의 정체는 알려지지 않았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9월 공개 뒤 첫 4주간 누적 시청 시간 16억5045만시간을 기록했다. 넷플릭스 콘텐츠 중 압도적인 역대 1위. ‘1호 참가자’ 역의 배우 오영수가 미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이정재와 정호연이 미 배우조합상 남녀연기상을 받는 등 각종 시상식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황 감독은 지난달 외신 인터뷰에서 시즌2의 방향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은 3쪽 분량의 아이디어뿐이어서 더 많은 게임이 나올 거라는 것 외엔 할 말이 별로 없다”며 “다시 게임을 통해 ‘인간성(humanity)’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인간들 사이에 진정한 연대(solidarity)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