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된 이정재가 무대에 오르기 전 엘 패닝과 기쁨을 나누는 모습. /AP 연합뉴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 ‘에미상’에서 2관왕을 차지한 가운데, 주연배우 이정재의 남우주연상 호명 순간 기쁨을 감추지 못한 한 미국 여배우의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오징어게임은 1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황동혁 감독의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 이정재의 남우주연상으로 2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방송의 오스카’라 불리는 에미상에서 비(非)영어 드라마가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고, 수상까지 한 것은 최초다. 지난해 9월 첫 공개 후 한국 드라마 역사상 유례없는 성과를 거둬왔던 오징어게임이 또 한 번의 기록을 세운 순간이다.

이날 이정재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아시아 국적 배우 최초로 에미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석세션’ 제레미 스트롱·브라이언 콕스, ‘세브란스: 단절’ 아담 스코트, ‘오자크’ 제이스 베이트먼, ‘베터 콜 사울’ 밥 오든커크 등 쟁쟁한 유명 후보들과 경쟁해 얻은 승리다.

이정재가 엘 패닝과 손을 잡고 수상의 기쁨을 나누는 모습. /Television Academy 유튜브

자리에 앉아 무대를 바라보던 이정재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환한 웃음을 지었다. 나란히 앉아 있던 배우 오영수, 박해수, 정호연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이정재는 가장 먼저 연인인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과 손을 잡은 뒤 동료 배우들과 기쁨을 나눴다.

이어 무대로 향하는 길 앞쪽 자리에 앉아 있던 한 여배우와 반갑게 양손을 맞잡았는데, 이 모습은 외신 카메라에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여배우는 드라마 ‘더 그레이트’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미국 배우 엘 패닝이다. 엘 패닝은 오징어게임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져 있으며, 출연진에 대한 애정과 팬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 11월 LA 카운티 미술관에서 열린 ‘LACMA(라크마·LA카운티 뮤지엄) 아트+필름 갈라’ 파티에서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등과 만나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적도 있다. 또 할리우드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이정재의 ‘투샷’ 비하인드를 직접 공개한 인물이기도 하다.

엘 패닝이 지난해 11월 공개한 '오징어 게임' 출연자들과의 사진. 위에서부터 박해수, 정호연, 이정재다. /인스타그램

당시 엘 패닝은 미국 ABC 방송 간판 토크쇼인 ‘지미 키멜쇼’에 출연해 “난 오징어게임을 사랑한다. 내 목표는 오징어게임 출연자들과 셀피를 찍는 것이었다. 너무 팬이라 흥분했었다. 디카프리오만 너무 쿨하고 점잖게 앉아 있더라”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오징어게임 출연자들이 왔잖아’라고 했더니 그가 ‘여기?’하고는 갑자기 흥분하더라. 그리고는 ‘어디 있어?’라고 놀라 두리번댔다”고 전해 화제를 모았다.

한편 이날 이정재는 무대에 올라 “TV 아카데미, 넷플릭스, 황 감독께 감사하다. 황 감독은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탄탄한 극본과 멋진 연출로 스크린에 창의적으로 옮겨냈다”고 영어로 수상 소감을 말했다. 이어 한국말로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과 친구, 가족, 소중한 팬들과 기쁨을 나누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