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모 편 수에 비해 눈에 띄는 작품이 적고 동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원고가 꽤 많았다는 게 올해 심사위원들의 공통 의견이다.

본심에서 진지하게 검토한 작품은 모두 4편이었다.

‘할머니와 수만 시간의 법칙’은 경연을 앞둔 주인공이 할머니에게 문제 극복의 태도를 배우는 이야기다. 음악에 대한 소재는 좋은데 아동 중심의 서사 구성이 약해서 이야기가 분산되었다. 주제를 설명하는 방식이라 뒤로 갈수록 지루하고 주인공이 경연에서 우승하는 데에 초점을 두어 단조로운 인상이었다.

‘짝 바꾸기 행운권’은 좋아하는 여자애와 짝이 되지 못했을 때 결과를 번복할 기회에 대한 이야기다. 성장하는 아이들의 이성 감정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나, 굳이 남녀 짝을 정하는 설정이 어색하고, 상이나 마찬가지였던 행운권을 ‘짝을 바꾸거나’ ‘음식을 남길’ 때 사용한다는 점 또한 공감하기 어려웠다. 짝이 되기를 거부했던 아이가 그럴 수밖에 없었다며 주인공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정작 그 내용이 드러나지 않아 결말도 의문스럽다.

‘세상의 모든 온유’는 관계에 서툰 아이가 학교를 성으로, 선생님을 마법사로,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을 용으로 표현하는 독특한 이야기다. 소재가 독특하고 이미지도 풍성했으나 문장 오류를 지적받았고 아동이 읽기에 다소 어려울 거라는 의견을 피하기도 어려웠다.

당선작 ‘우리 둘이서’는 재혼 가정의 사춘기 아이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소통하기까지 과정을 담아낸, 비교적 서사가 선명한 작품이었다. 소재가 새롭거나 도전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없으나 인물의 개성 확보와 공감 가능한 서사 전개에 의미를 두어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이 결과가 단단한 서사를 펼쳐 내는 도약의 시점이 되리라 기대하며 수상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송재찬 동화작가(좌), 황선미 동화작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