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도 작가 /황금가지 제공

판타지 소설가 이영도(51)의 ‘눈물을 마시는 새’가 한국 출판물 수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단일 국가 대상 수출 중 최고 금액인 약 3억 원에 계약됐다.

2일 민음사는 이영도의 장편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황금가지)가 유럽의 한 출판사와 선인세 약 3억원의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선인세는 팔릴 책의 인세를 저자에게 미리 지급하는 돈이다. 이 책은 그밖에 미국, 영국, 독일, 폴란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12개국과도 계약을 맺어, 선인세로만 총 6억 원을 벌었다. 계약을 맺은 출판사 중에는 영미권 대형 출판사인 하퍼 콜린스 등이 포함됐다.

이번 선인세 3억원은 단일 국가를 대상으로 한 국내 출판물 수출에 있어서는 최고 금액이다. 김수현 작가의 에세이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가 일본에 약 2억원, 김언수 소설 ‘설계자들’이 미국에 약 1억원 선인세로 계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4권짜리 대하소설이 서구권에 계약된 것도 이례적. 대하소설의 해외 출판으로는 조정래의 ‘태백산맥’, 박경리 ‘토지’ 이후 세 번째다.

'눈물을 마시는 새' 전권 /황금가지 제공

이영도는 1997년 PC통신 하이텔에 ‘드래곤 라자’를 연재하며 국내 판타지 소설계를 대표하는 작가로 떠올랐다. 이듬해 출간된 이 작품은 한국·중국·일본에서 200만 부 이상이 판매됐고, 게임과 만화 등으로도 제작됐다. 2003년 출간된 ‘눈물을 마시는 새’는 서양식 판타지 대신, 씨름, 윷놀이, 온돌 등 한국적 색채가 강한 세계관을 담은 대하 장편소설로 국내에서만 60만부가 넘게 판매됐다. 작년 소설 전체가 영문으로 번역됐고, 이를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첫선을 보여 해외의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