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일본 나고야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탑승 수속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문화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양국 간 심리적 거리도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달 일본 관광청이 발표한 일본 전국 Z세대 남녀 400명 대상 ‘해외 여행에 관한 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여성들이 올해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 1위는 한국(36.5%)으로 조사됐다. 프랑스(33.5%), 이탈리아(30.5%)를 앞지른 수치다. 코로나 사태로 여행길이 막혔을 당시에는 일본 MZ세대 사이에서 ‘도한(渡韓) 놀이’가 유행하기도 했다. ‘한국 여행 흉내 내기’라는 뜻의 신조어로, 집에서 한국 음식을 먹거나 한국 콘텐츠를 향유하는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신(新)풍속이었다.

일본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 역시 상승 추세다. 일본 공익재단법인 신문통신조사회가 한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태국 등 6국 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지난달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일본에 호감이 있다는 한국인 비율은 39.9%였다. 전년 대비 8.7%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2015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현지 조사 담당자는 “일본을 찾는 한국인이 늘고 새 정권 출범 이후 한일 관계 회복 조짐이 반영된 결과”라고 일본 지지(時事)통신에 말했다.

엔화 약세 등으로 일본행 항공권 판매도 급증했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본을 가장 많이 방문한 외국 관광객은 한국인(약 38%)이었다. 같은 기간 한국 최다 방문 외국인은 일본인(15%)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무비자 시행과 양국 간 항공편 증편으로 양국을 잇는 길이 넓어지면서, 눌려 있던 여행 수요가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