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폐막일인 지난 18일 열린 ‘격변의 시대: 아시아 콘텐츠 산업의 미래’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는 콘텐츠 투자 불황에도 변함없는 아시아 콘텐츠의 저력에 대한 토론이 오갔다. 작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비(非)영어 드라마 최초로 에미상을 받은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말레이시아 배우 양자경이 아시아계 배우로는 처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콘텐츠 투자가 최근 불황을 겪고 있지만, 아시아 콘텐츠만큼은 예외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회를 맡은 그레고리 호 전 ‘워너 브러더스 디스커버리’ 부사장은 “넷플릭스가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삭감하고 있지만, 한국 콘텐츠에는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오징어 게임’ ‘피지컬 100′을 비롯해 아시아 콘텐츠가 해외에도 크게 알려진 덕분”이라고 했다. 린필드 응 NBC유니버설 부사장은 “아시아는 매우 흥미로운 시장으로 수년간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고 했다.

최근 흥행한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스티븐 연’을 비롯한 한국계 미국인 다수가 출연한 작품이다. ‘타이완모바일’ 부사장인 다프네 리는 “대형 제작사가 아닌 독립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콘텐츠가 크게 성공하는 것은 기존의 공식이 깨진 사례다. 이처럼 다양한 스튜디오와 협업할 때 합리적인 비용으로, 업체의 장기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어 예산의 제약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뷰’ 개발 총괄자 메리안 리는 이렇게 말했다.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타기팅에 맞게 예산을 적절히 지출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최근 대만에선 송중기가 출연한 ‘재벌집 막내아들’이 큰 인기를 얻었죠. 시청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할 때,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