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이가 아직 어리지만 기본적인 읽기와 쓰기, 수 세는 법을 익히게 하고 싶다. 적절한 유아기 학습법을 알려달라.

A: 유아기 땐 ‘놀이’를 통해 배워야 한다. 놀이를 하면서 배우면 집중력이 길어지고 오래 기억할 수 있다.

◇글자 읽기에 관심이 생기기 전에

공부는 학습 뇌가 발달하는 초등학교 시기에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좋다. 유아기에는 놀이를 통해 배워야 한다. 놀면서 배우는 건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는 거라서 즐거운 동시에 더 집중하게 돼 오래 기억할 수 있다. 한마디로 놀이는 즐겁게 배울 수 있게 한다.

읽기를 배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선 아이가 말할 때 주의 깊게 잘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양육자를 보면서 아이는 말로 표현하는 것에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하는 것, 여러 가지 어휘를 상황에 알맞게 활용하는 것은 읽기뿐만 아니라 쓰기에서도 기초가 된다. 따라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그렇게 경험한 것을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전래 동화 등 옛날이야기를 자주 들려주는 것도 좋다. ‘이야기는 재미있다’는 경험은 아이가 읽기에 흥미를 갖게 만든다. 또 양육자가 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읽기에 관심을 가진다.

◇글자 읽기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면

아이가 글자를 읽는 것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 일상에서 읽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길을 걸을 때 볼 수 있는 표지판이나 가게 이름 등을 함께 보면서 따라 읽게 한다. 과자를 먹거나 장난감을 갖고 놀 때 겉 포장에 적힌 글자를 함께 소리 내 읽는 것도 좋다. 그림책도 많이 읽어준다. 글자를 읽을 수는 없지만 이미 이름을 알거나 그림이 그려져 있기 때문에 짐작으로 읽으면서 글자 모양을 익히게 된다. 주변에서 자신의 이름과 같은 글자를 찾아보게 하는 것도 재미있게 읽기를 배우는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읽고 싶을 때 읽게 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공부처럼 강요해서 글자나 책을 읽게 하면 흥미를 잃을 수 있다.

어느 정도 읽기가 몸에 뱄다면 천천히 쓰기를 시도해봐도 좋다. 놀이에 필요한 쓰기를 하게 하면 된다. 블록으로 자동차를 만들면 ‘자동차’라고 써서 붙여주거나 그림을 그리고 뭘 그렸는지 적어준다. 처음엔 부모가 써주는 단계에서 스스로 쓰는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

또 생활 속에서 필요한 쓰기를 하도록 이끈다. 예를 들어 부모·선생님·친구에게 카드나 편지 쓰는 것을 도와준다. 처음엔 그림을 그리게 하고 내용은 부모가 받아 적어준다. 그러다 점차 스스로 써볼 수 있게 유도하면 된다. 이때 아이의 발달 수준에 따른 미숙함은 인정해줘야 한다. 유아의 쓰기는 선이나 도형을 글자처럼 옆으로 늘어놓는 단계에서 자음이나 모음과 비슷한 형태가 우연히 나타나는 단계, 아는 자모음이나 글자 한두 개를 선이나 도형과 섞어서 쓰는 단계, 글자를 쓰지만 방향이 틀리는 단계, 쉬운 단어를 쓰면서 맞춤법이나 방향이 가끔 틀리는 단계, 간단한 문장을 쓰지만 맞춤법이 틀리는 단계, 완전한 문장을 쓰는 단계로 발전한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너무 지적하면 아이가 쓰는 걸 싫어하게 될 수 있다. 학습지를 통해 아이의 생활이나 관심과는 관련 없는 단어를 쓰게 하거나 점선을 따라 똑바르게 글자를 쓰게 하면 아이가 ‘공부는 재미없어, 힘들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수학을 재미있게 배우려면

수학에는 수 세기와 더하기, 빼기만 있는 게 아니다. 도형과 공간, 분류하기와 순서 짓기, 높이 등 측정도 포함돼 있다. 놀이 속에서 수학을 사용하면 아이는 수학에 대한 내용을 더 많이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우리 집 층수에 해당하는 숫자를 누르면서 숫자를 익힌다. 내가 가진 과자의 개수를 세어보고 친구에게 나눠주면서 수를 세고, 더하고 빼기를 배울 수도 있다. 블록 놀이나 만들기를 하면서 측정의 개념을 깨칠 수도 있다. 누구의 빵이 더 큰가 비교하면 면적에 대한 개념이 생긴다. 장난감을 크기나 색·모양에 따라 나누며 정리하거나 순서대로 놓아보면서 순서 짓기, 분류하기를 익힐 수도 있다.

/정리=김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