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올바른 이 닦기 습관은 평생의 구강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린이들이 가진 유치뿐만 아니라 유치가 빠지고 갓 나온 영구치는 충치가 생기기가 쉽다. 아이들의 올바른 구강 건강을 위하여 성장 단계별로 필요한 이 닦기에 대해 알아보자.

그래픽=이진영

◇이가 난 후에는 유아용 칫솔·치약 써야

유치가 나오기 전에는 젖은 거즈로 잇몸을 닦다가 이가 난 후에는 작고 부드러운 유아용 칫솔을 사용한다. 아침과 저녁으로 하루 2번, 2분 이상 이를 닦아야 한다. 잠들기 전에는 꼭 이를 닦아야 한다. 불소는 치아를 보호하고 산으로부터 치아 손상을 막는 효과가 있어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충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1000ppm 이상의 고불소 치약을 쓰는 것이 좋다. 0~2세 아이들은 치약을 살짝 묻히거나 쌀알 크기로 치약을 사용한다. 3~6세 아이들에게는 완두콩 크기의 치약이 적당하다. 무불소 치약은 충치 예방 효과는 낮지만, 어린이가 스스로 치약을 뱉을 수 없는 경우에는 사용할 수 있다.

◇초등 저학년까지 보호자 지도 필요

혼자서 이를 닦을 수 있는 시기는 단순한 연령보다 개인의 능력과 지속적인 습관에 따라 결정된다. 어린이들은 보통 6~7세 정도면 어느 정도는 이를 닦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지만, 완전히 혼자 닦을 수 있는 능력은 보통 9~10세 정도가 돼야 생긴다. 따라서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어른이 이를 닦아주거나 칫솔질을 감독해 덜 닦인 부분의 칫솔질을 도와주는 것이 좋다. 특히 유치 뒤쪽에 영구치가 올라오고 있다면 아이 스스로 양치질을 하기 어려우므로 치아의 끝 부분까지 꼼꼼하게 닦아주어야 한다. 또 어린이에게서 충치가 생기기 쉬운 어금니 사이 면은 치실을 사용해서 관리한다. 아이들에게는 치간칫솔보다 치실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린이는 보통 10세 정도가 돼야 치실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영·유아의 경우에는 보호자가 치실 사용을 도와줘야 한다.

◇시기별로 적절한 칫솔 선택해야

영·유아 시기에는 칫솔 머리가 작고 부드러운 칫솔을 선택한다. 어린이의 잇몸은 약하고 민감하므로 칫솔에 강한 힘을 주지 않는다. 칫솔 손잡이가 아이에게 편안한지도 확인해본다. 칫솔이 손에 잘 맞아야 아이가 이 닦기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세 이상 청소년 시기에는 부드러운 모에서 중간 정도의 칫솔모로 바꿔줄 수 있다. 칫솔모가 너무 부드러우면 치아의 깊은 홈과 사이에 낀 음식물을 제거하기 어렵다. 너무 단단하면 잇몸에 상처가 생길 수 있으므로 칫솔질 습관에 따라 모의 강도를 선택한다. 진동 기능이 있는 전동 칫솔은 아이들에게 이 닦기에 대한 동기를 유발할 수 있다. 단, 잘못 사용하면 잇몸이 다칠 위험이 있으므로 3세 이상의 경우에 추천한다. 전동 칫솔의 세정 능력은 일반 칫솔과 비슷하거나 우수한 것으로 보고돼 있으므로 전동 칫솔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사용을 권장할 수 있다. 미세한 손동작이 발달하지 않은 어린이가 전동칫솔을 사용하면 음식물이 더 잘 제거되며 특히 어금니의 안쪽 면에서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아이들을 위한 올바른 칫솔질

유치만 있는 영·유아 시기에는 옆으로 문지르는 횡마법(치열에 따라 옆으로 칫솔질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부드럽게 칫솔을 움직여 치아의 표면을 닦아주며, 마사지하듯이 부드럽게 문지른다. 일부 학자들은 원을 그리는 동작으로 닦다가 초등학교 입학 이후에는 회전법으로 바꿀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닦기 방법 자체보다 음식물이 붙어 있지 않도록 모든 치아를 꼼꼼하게 잘 닦는 것이 중요하다. 섬세한 칫솔질을 위해서는 칫솔을 치아에 약간 기울여 45도 각도로 닿도록 한다. 윗니를 닦을 때는 아래로, 아랫니를 닦을 때는 위로 쓸어 올린다. 치아의 안쪽 표면도 동일한 동작으로 닦아준다.

강정민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