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연(1923~2003) 시인의 탄생 100년, 서거 20년을 맞아 그를 기리는 행사가 7일 열린다. 일본에서 ‘단가(短歌)’ 명인으로 이름을 알린 고인은 한일 교류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아 한국에서 화관문화훈장(2000), 일본에서 외무대신 표창(2002) 등을 받았다.

시작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필운동 ‘모녀시인의 집’에서 열리는 시비 제막식. 시비에는 ‘동아시아 끝자락에 살아온 나, 오로지 평화만을 기원하네’를 포함한 고인의 시 두 편이 한국어·일본어·영어로 새겨졌다. 오후 2시 30분 프레스센터 20층에선 ‘손호연 시인의 평화와 화해’를 주제로 국제문학포럼이 열린다. 이근배 시인,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 유성호 문학평론가, 박정자 연극배우, 일본 오사카여대 명예교수 나카니시 스스무(中西進) 등이 국제문학포럼에 참석한다.

고인과 생전 교류가 깊었던 나카니시 교수는 일본의 연호 ‘레이와(令和)’를 고안한 학자로, 올해 처음 제정되는 ‘손호연 평화문학상’의 1회 수상자다. 이날 ‘손호연 평화문학상’ 제정과 더불어, 고인의 맏딸인 시인 이승신씨가 새로 묶은 어머니의 시집 두 권을 발표하는 시간도 가진다. 이씨는 “1997년 어머니 생전에 일본에서 시비가 세워진 데 이어, 한국에서도 어머니의 정신을 기리는 시비가 세워져 뜻깊다. 어머니는 조용하고, 겸손하셨던 분”이라고 했다.